치과기공계가 이른바 ‘투쟁의 가을’을 앞두고 표출된 내부 갈등으로 고민 중이다.
지난달 27일 서울시치과기공사회 총회를 시작으로 치과기공계가 본격적인 총회 시즌에 돌입했다. 특히 오는 15일 전국치과기공소대표자회 총회와 다음달 15일 대한치과기공사협회(이하 치기협) 총회에서는 기공료 인상, 대표자회 분리 등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슈들이 치과기공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논의와 이에 따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다가올 이 총회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10일 치협회관, 24일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개최할 장외집회로 대변되는 강경조치 이후 치과계와의 관계 및 대회원 회무 전략에 대한 큰 틀에서의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공료 인상 ‘스탠스’ 차이
현재 기공료 인상에 대한 치과기공계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27일 서치기회 총회에서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며 첫 스타트를 끊었고 치기협도 “회원들의 뜻이 모아졌다면 당연히 협회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지지하고 나섰다.
비록 ‘총대’는 서치기회에서 메고 있지만 치기협을 비롯한 전국 시도지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무의미한 시도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내부의 역량을 결집해야할 시기라는 목소리가 표면적으로는 대세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서치기회에서는 치기협이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은 점에 대해 은근히 불만이고 치기협에서는 서치기회가 중앙회의 민감한 정치적 생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치기협 관계자는 “수석지부인 서울회가 앞장서는데 치기협이 뒷전으로 물러나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 도울 것은 돕는다는 것이 내부방침”이라면서도 “치기협으로서는 치협과의 대외적 관계도 고려해야하는데 모양새가 좋지 않은 점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대표자회 분리 ‘강행’
문제는 이 같은 내부갈등이 전국 치과기공소 소장들의 모임인 대표자회에서 보다 투박하게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표자회와의 대립은 ‘기공료 정국’을 정면 돌파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일찌감치 재정과 운영의 분리, 독립을 주장해 온 대표자회의 의지는 치과기공계 일부에서 이번 장외집회의 정치적 단초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장외집회 등 강경대응을 위한 총체적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치기협으로서는 어느 쪽으로 보나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기공료 인상을 위해) 감옥에 가더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면에 내세워 당선된 송준관 집행부가 첫해 총회에서 최소한의 성과를 내보여야 안정보다 변화를 택한 일선 대의원들의 민심을 달랠 수 있는 형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