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기관 지점마다 해외펀드 및 국내펀드 환매시기를 묻는 고객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일부 해외 및 국내의 증권 전문가들은 환매를 좀 더 기다려 볼 것을 권장했지만, 실제로 해외펀드,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 가입한 고객들은 지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나와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다 보면 좋아질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분도 계시고 아직 바닥은 좀 더 기다려 보아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은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여 모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이 있게 현재의 경제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 잠시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현재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의 근본 문제는 뿌리 깊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있습니다. 미국은 매년 약 8천억달러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국민들의 소비수준이 높은 나라입니다.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폴 크루구먼은 “미국은 중국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고 팔면서 먹고사는 경제”라고 논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세계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이해하기 쉽게 재미있는 예화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지구촌이라는 시골 마을에는 조그마한 상점들이 여러 개 있고 이 가게들은 주민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이 마을 한 가운데 있고 이 슈퍼를 중심으로 장난감공장, 카센터, 석유가게, 철물점, 양복점, 식당이 있는 데, 사실상 마을 경제의 중심은 바로 마을 가운데 있는 슈퍼마켓입니다. 어느 날, 행복하게 지내던 지구촌 마을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는데, 이유는 마을의 모든 상점에서 매상을 올려주던 슈퍼마켓 주인과 그 가족이 더 이상 돈을 펑펑 쓰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슈퍼마켓 주인은 매달 백만원의 물건 판매 이익금을 집에 가져다 주었지만, 이집 부인은 한 달에 1천만원의 지출을 해왔고 그 덕분에 동네 상점들이 호황을 누려왔던 거죠. 이렇게 슈퍼마켓 가족들이 수입보다 지출을 많이 하며 살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슈퍼에서 물건을 팔아서 버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슈퍼마켓 사장 부인이 로또를 만들어서 팔아왔고, 그 수익금으로 부인이 동네가게에서 마구 돈을 소비하면, 마을 사람들은 그 돈을 버는 대로 이 로또를 사들였고, 슈퍼마켓 사장 부인는 다시 그 로또를 판돈으로 엄청난 소비를 반복해 온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로또에 있습니다. 이 로또는 당첨확률이 무려 20%인데, 당첨이 안 되었을 경우에는 복권가격의 10배의 벌금을 내야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슈퍼에서 마구 사들인 이 로또가 그런 위험이 있는지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날아온 벌금고지서를 보고 다시는 아무도 이 복권을 사지 않기로 했고, 그래서 슈퍼마켓 부인은 더 이상 돈을 마구 쓰고 다닐 수 없게 된거죠.
이 문제의 로또가 바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채권 및 파생상품입니다. 물론 슈퍼마켓은 미국, 장난감공장은 중국, 양복점은 유럽, 식당은 아시아, 석유가게는 중동 및 러시아, 카센터는 일본입니다.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로또 못지않게 높은 수익에 눈이 어두워서 위험한 서브프라임채권 및 파생 상품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고 그 결과 엄청난 손실(벌금고지서)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미국의 위험한 파생상품에 돈이 투자되지 않기 시작하자, 미국은 더 이상 빚을 내어 소비하던 행동을 할 수 없게 되자, 미국 덕분에 장사가 잘되던 양복점, 식당, 장난감공장, 석유가게가 다 망하게 된 거죠.
그래서 세계경제가 회복되려면 미국경제와 미국의 소비시장이 다시 회복되는 것이 우선인데,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그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주식 및 세계경제가 바닥에 이르렀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정확한 경제 예측으로 유명해진 앤디 시에(전 모건스탠리 수석애널리스트)에 의하면, 앞으로 최소한 2년 이상의 경기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