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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생계형 범죄 타깃 우려

관리자 기자  2009.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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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앞두고 보안 신경써야
비상벨 등 평상시 예방훈련 필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주상복합상가 2층 건물에 개원하고 있는 50대의 모 원장은 지난해 연말 지금 생각해봐도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지난달 22일 이 치과에 30대 초반의 한 남자가 치료를 받으러 왔다며 병원 내부 분위기에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며 약간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
“치료를 받으려면 접수를 해야하고 환자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적어달라”는 직원의 설명에 주소도 마지못해 이상하게 기록하고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접수 창구에 있는 직원이 직감으로 이상한 느낌이 바로 와닿을 정도였다.


접수창구에 1명의 직원만이 보이고 진료실 내부가 환자 대기실에서는 보이지 않고 있는 이 병원의 특성상 범행의 대상으로 삼고자 했던 것. 그러나 진료실에서 환자가 치료를 받고 나오고 원장과 직원들 몇 명이 오가는 것을 보고 범행을 포기한 듯 자기 치료시간이 돼 진료실로 들어올 것을 안내하자 나중에 치료받겠다며 황급하게 병원을 빠져 나가기에 바빴다.
범인이 신문지로 싼 칼같은 조그마한 도구를 가지고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을 멀리서 본 원장은 그것이 ‘흉기’임을 직감하고 다시 한번 놀란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 원장은 이 사건직후 경비전문업체에 연락해 비상벨과 카메라를 설치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말로만 듣던 사건을 직접 접하고보니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그나마 범인이 초범이었기에 아무 사건이 발행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면서 “평상시 강도나 도둑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연말 연초나 명절연휴, 휴가철 등을 앞두고, 특히 경제가 더욱 어려워 질수록 예상되는 만큼 올해에는 생계형 범죄가 잇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과병·의원을 노리는 강도 예방 조치가 각별히 요구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의료기관 가운데 치과가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범죄자들은) 대부분이 환자가 크게 붐비지 않고 원장과 직원이 한두명이 근무하는 허점을 노리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의 한 원장은 “예방차원에서 작동하지 않는 카메라라도 3~4대정도 달아놓고 비상벨 같은 것을 병원에 연결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놓아 범인이 처음부터 아예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자원장의 경우 “원장이 여성인 경우 더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평소에도 범죄가 발생할 경우를 가상해 직원들이 어떻게 행동할 지를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의 대상이 되는 곳은 주로 인적이 드물고 여자치과의사가 근무하는 병의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예방전문가들은 현관이나 복도에 CCTV를 설치하거나 철저한 이중 잠금장치를 이용한 문단속이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대책이라는 충고다.
또 평소 안내 데스크 비상벨이나 상가 내 안전연락망 등을 구축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