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가동 중단 평택 직격탄… 타 지역 연쇄반응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해당 지역 치과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창원, 인천 등 기타 공단지역 치과들 역시 이른바 ‘D의 공포’(Depression)에 떨고 있다.
최근 평택 치과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3일로 공장가동을 중단한 쌍용차 평택공장사태의 여파로 지역 경제 침체가 본격화 되고 있다.
쌍용차 전체 직원 7000여 명 중 5200여 명이 평택 공장에 근무하고 있으며 특히 임직원의 가족, 협력 업체 직원까지 더하면 평택인구의 10분의 1이 넘는 5만여 명이 거리로 내몰린 셈이다.
비록 회사 측에서 이르면 16일 생산라인을 재개할 뜻을 밝혔지만 향후 법적 회생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특히 환자 중 쌍용차 직원 및 가족의 비율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 지역 치과 개원가 역시 지역경제 파탄의 향방을 주시하며 극도로 민감해진 상황이다.
일부 젊은 개원의들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들어서면서 이미 심각한 경영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 다시 이 같은 극단적 상황이 도래하자 폐업 및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엔화대출 ‘설상가상’
더구나 엔화대출을 받았던 개원의의 경우 ‘설상가상’의 겨울을 맞고 있다. 수년 전 빌린 엔화대출 이자가 ‘엔고바람’을 타고 최대 5배가량 늘어나는 바람에 적자운영의 상태가 이어지다 이제는 직원 월급을 못주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조형희 평택시치과의사회 회장은 “치과의 경우 아직까지 확실하게 이렇다할만한 영향이 미치지는 않았지만 근처 재래시장이나 상점 등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가 큰 폭의 침체를 보이고 있다”며 “IMF때에도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치과경영에 반영됐던 만큼 이번 사태의 여파 역시 어떤 형태로든 100여 곳에 이르는 지역 치과 개원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연말과 연초 생산을 일시 중단한 파주 LG 디스플레이 LCD 생산 공장에서도 한시적이나마 이 같은 상황을 체감했다. LCD 업계가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 급격히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들었고 이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급격히 악화된 때문이다.
이 공장 내 복지관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C 원장은 “지금은 다시 생산을 가동하면서 어느 정도 정상화 되고 있지만 보름여 동안 치과에 환자가 전무했다”며 “최근에는 근처 일산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일부 네트워크 때문에 고민해야하는 현실이 더 위협적”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번져가는 ‘폐쇄의 공포’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비단 이들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중소 수출기업이나 대기업 생산 공장이 다수 자리 잡고 있는 창원이나 인천 남동 공단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고민은 올해 들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보통 공단지역의 경우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직원가족 아파트나 기숙사가 군집해 있어 사실상 환자의 상당수가 이들 업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천 남동 공단에서 개원 중인 L 원장은 인근 공단업체들의 대외수출이 부진에 빠지면서 고용불안 상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체 환자 중 최대 50%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직원 및 가족환자의 수가 감소하면서 지역 치과계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개원하고 있는 C 원장은 최대 불황의 전조를 예감하면서도 나아가 지역 치과계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C 원장은 “창원공단 지역의 경우 키코(KIKO, 환헤지용 파생상품)나 엔화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업체가 많아 올해 상반기가 큰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일부 개원가에서 이를 의식해 과도한 광고나 마케팅 등을 전개하면서 지역 내 개원질서가 혼란해 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