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양호” 인식… 구강건강 불감증 심각
근로자 5명 중 4명은 구강질환이 있어도 치과 방문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구강보건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된 대구보건대학 치위생과와 경북의대 예방의학교실이 공동으로 연구 조사한 ‘계획된 행동이론을 이용한 산업장 근로자의 치과의료이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구 인근지역 중소기업 6곳 등 근로자 963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치아우식증, 치주질환 등 구강질환 소견을 보인 538명 가운데 한달 뒤 치과병·의원을 방문한 근로자는 108명으로 20.1%에 불과했다.
구강검진 후 치과의료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경제상태를 비롯해 주관적인 구강건강상태, 지난 6개월간 치과방문 여부, 구강검진의 신뢰성 등이 꼽혔다.
특히 주관적인 구강건강상태와 관련해 구강질환 소견을 보인 538명 중 ‘건강하거나 보통’이라고 생각한 비율이 54.5%로 절반을 넘어 대체적으로 자신의 구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인식했다.
연구팀은 “질환 소견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치과 방문률이 낮은 것은 구강질환이 일반질환에 비해 생명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질환으로 대부분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근로자의 치과의료 이용에 대한 태도와 주관적 규범을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강보건전문가에 의한 정기적인 구강보건교육과 계속구강건강관리프로그램을 실시해 치과의료 이용에 대한 의도가 실제적인 행동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03년도 근로자 구강보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구강병으로 인한 근로손실’은 연간 1조8천억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나 구강건강관심자율은 23%, 주기적 치과방문자율은 4%, 일일 평균 잇솔질 횟수는 2.5회(2006년)에 불과했다.
근로자 구강건강의 주된 장애요인으로는 ▲중앙 및 지자체의 구강행정조직망 부재 ▲사업장 구강건강 증진사업 수행경험 전무 ▲수혜자의 무관심 ▲근로자 구강검진사업에 대한 불만 등이 지적됐다.
또 지난 2006년 신정제 씨의 ‘직장 근로자들의 스케일링 방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라는 연세대 보건환경대학원 석사논문에서는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하는 반월공단과 시흥시에 소재하는 시화공단 6만4892개 사업체, 36만7820명의 종사자 중 16개 업체 26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스케일링을 받은 경우는 28.8%, 지난 2년간 스케일링을 받은 경우는 31.0%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이전에라도 스케일링을 받은 경우는 80.3%에 그쳐 약 20% 정도가 스케일링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