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위해 찾은 교수연구실에는 이미 집기들이 다 치워져 있고 책상과 책장, 책몇 권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썰렁한 연구실과는 어울리지 않게 서규원 교수가 한 켠에서 활짝 웃으며 맞이했다. 그 인자한 미소처럼 서 교수는 자신의 직무와 교직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주변에 고마움을 겸손하게 표했다.
“운이 좋았습니다. 프랑스어에 관심이 있어 다니던 프랑스문화원에서 제공하는 유학프로그램을 보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지원한 일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서 교수는 74년부터 6년여의 프랑스 유학기간 동안 다양한 치의학과 골(骨)분야는 물론 한국에는 생소했던 임플랜트라는 시술을 접했고, 대한치과이식(임프란트)학회,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를 등을 거치며 이를 국내 치과계에 소개한 학자 중 한명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해서 교수는 “80년에 귀국해보니 이미 임플랜트에 대한 인식이 치과계 저변에 어느 정도 확대가 돼 있더군요. 이런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정돈할 필요성에 의해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가 설립됐고 많은 선구자분들과 같이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서 교수는 퇴임 후에도 자신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골분야의 연구단체나 기관이 불러주면 언제든지 자신의 지식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학자로서의 열정을 밝혔다.
아울러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해준 프랑스 측 인사들과 고려대의 동료, 제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서 교수는 퇴임 후의 밑그림을 그렸다.
또 서 교수는 “연구는 기본적인 지식이 바탕이 됐을 때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최상의 행위”라며 “의료계의 엘리트인 치과인들이 끊임없이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대학의 교수들에게도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기원했다. 정일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