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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자재 사후관리 ‘허술’ 불황 속 폐업 업체 늘어 개원가 피해 속수무책

관리자 기자  2009.03.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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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구입시 신중 기해야”

 

경기도 수원에 개원 중인 L 원장은 4년 전쯤 엔도 엔진 제품을 구입한 뒤 2~3번 소모품을 수리하고 최근 다시 고장이 나 제품을 구입한 D 업체에 재차 수리를 요구했다.
그러나 L 원장은 업체로부터 해당 제품이 최초 개발엔진이라 발매 시 고장이 잦아 후속제품이 출시돼 이번에 단종됐으니 수리를 해줄 수 없다며 후속제품을 구입하든지 다른 제품을 사용하라는 답을 들었다.


바닥없는 경기악화 속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개원가에 이처럼 제대로 된 사후고객관리(A/S)가 실종된 치과 기자재 업체·업자들의 나몰라라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치과기자재들을 구입한 회원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자재가 고장나면 당장 환자를 보지 못해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악화로 인해 회원들이 중고제품을 많이 찾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고장이 잦고 A/S가 부실한 제품의 거래가 증가해 관련 피해도 늘고 있다.
서울 마포에 개원중인 A 원장의 경우 치과재료상으로부터 콤프레셔 2대를 구입(2007년 4월)한 뒤 1년가량 사용하던 중 1대가 고장을 일으켜 재료상에게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A 원장은 자비를 들여 수리했다.


그러나 수리한 지 채 5개월도 안돼 콤프레셔가 또다시 고장났고, 어렵게 연락이 닿은 제조사 사장은 맘대로 하라며 지금까지도 해결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
또 성동구의 Y 원장은 한 치과기자재 업자로부터 장비 폐기 때까지 A/S를 책임지겠다는 말만 믿고 장비를 구입했으나 이후 장비는 잦은 고장을 일으켰고, 해당 업자도 업체를 타인에게 양도했다며 오리발을 내밀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경기악화로 인한 업체의 폐업으로 A/S나 교환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회원들은 말 그대로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이와 관련 업체에서는 똑같이 불황을 겪고 있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거나 소규모 업자들과는 현재 연락조차 힘든 실정이다.
앞서 L 원장과 문제가 불거졌던 D 업체는 “해당 원장님께 신제품을 특별 프로모션 가격으로 추가 무료 제품과 함께 드리려 고려 중”이라며 “업체도 고환율과 수익률 감소에 시달리고 있어 아주 힘든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창주 치협 회원고충처리위원회 위원은 “성능이 괜찮다면 수입제품보다 국내제품을 사용하는 편이 낫고 주위 동료나 개원의들의 조언을 충분히 듣고 문제가 있는 업체를 파악해 신뢰할 만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정 위원은 또 “중고제품을 산 뒤 잦은 A/S로 스트레스와 시간적ㆍ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보다 각종 할부조건 및 행사를 이용해 새 제품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정일해 기자 jih@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