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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니 ‘천태만상’… 경기 불황 탓!금은방·블로그 등 매입 관심 쏠려

관리자 기자  2009.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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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치과기공사 금니 2억 절도도

 

최근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특히 금니를 둘러싼 다양한 관심이 이상열기 속에서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순금 한 돈 소매가격이 20만원을 돌파하면서 금니를 팔아서 적은 돈이나마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종로3가에서 금은방을 열고 있는 Y 씨에 따르면 “아주 많지는 않지만 노인층을 중심으로 가끔 금니를 가지고 와서 감정을 의뢰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내에서 금 소매가격이 20만원을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Y 씨는 금니의 경우 합금이어서 실상 금은방에서 이를 취급해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며 이런 ‘손님’들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이 같은 금니에 대한 관심은 최근 온라인에서도 폭발적 화제를 낳은 바 있다.
한 블로거가 ‘금니 훔쳐간 치과’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자신의 여자친구가 치료받은 치과에서 폐금을 돌려받은 뒤 이를 팔았다는 경험담을 올리면서 “순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큰 돈이 된다”며 “2~3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이 글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실제로 금니매입사이트를 찾아 댓글에 올렸으며 치과의사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대구치의 경우라도 3g내외가 될 텐데 녹일 때 발생하는 소실량과 녹이는 비용 등을 생각해봤을 때 돈이 얼마 될 리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최근 이 인터넷 뉴스를 접했다는 개원의 P 원장은 “금니가 불황의 시대에 몹쓸 ‘아이콘’이 된 듯해 심경이 착잡하다”며 “자주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평소 환자가 돌려달라고 요청하면 아무 말 않고 돌려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불황 속 ‘골드러시’는 일부 치과계 관계자들의 경우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한 전직 치과기공사가 금값이 폭등하자 치과기공소에서 2억대 금니를 훔치다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다.
강릉경찰서는 전국 치과기공소 여러 곳에서 금니 등을 훔친 박 모씨를  구속했다고 최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수원과 인천 등에서 치과기공소를 돌며 폐금을 수거하는 일을 하던 박 씨는 지난 7일 오후 11시 30분 무렵 강원도 강릉시 소재의 한 치과기공소에 몰래 침입해 7백50만원 상당의 금니 250g과 현금 2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 씨의 이 같은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부산, 울산, 전주 등 전국 35곳의 치과기공소에서 2억1백만원 상당의 금니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치과기공계에서는 이 같은 양상의 절도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실체가 확인되자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평소 치과기공소에 금니 등이 보관돼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박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공소의 주소를 확인한 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씨는 최근 훔친 금니를 판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다 크게 손해를 봐 아파트 중도금과 대출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되자 다시 이 같은 행동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