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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진료만이 환자 발길 잡는다”

관리자 기자  2009.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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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진료만이 환자 발길 잡는다”
“진료비 할인·과도한 의료광고 신뢰 얻기 어려워”

 


임플랜트 인식도 조사 연구


일부 치과 병·의원들의 진료비 할인, 과도한 의료광고 등으로 인해 개원가가 출혈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최근 치과계 풍조와 관련해 믿을 수 있는 재료, 신뢰할 만한 치과의사의 능력 등이 동반된다면 ‘진료비 할인 및 덤핑’이 결코 답이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치과 경영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치과들의 경우 ‘다른 치과보다 저렴하다’, ‘임플랜트 ○○만원’하는 식으로 홍보하는가 하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 직원 여러분을 위한 특별할인’ 등을 표방하며 환자유인에 나서는 경우도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다.
분위기가 이 같은 양상을 띄다보니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값에도 불구하고 골드인레이 치료비를 올린다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운 실정. 순수 재료비 상승폭조차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치과계가 제살 깎기식 경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특히 이러한 과열 경쟁이 장기적으로 전체 치과계는 물론 개별 치과 병·의원 경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인터넷 등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환자들은 고가의 진료를 선택할 때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술의 위험부담이 있고, 진료비가 고가일수록 주변의 권유, 소개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먼저 ‘소비자의 치과의원 선택기준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는 일반인들의 설문을 토대로 분석해 치과 선택기준을 파악한 결과 ▲치과의원의 기본요소(의사의 신뢰성, 대기실의 편안함, 병원의 청결성, 대기시간의 신속성, 스탭의 친절성 등) ▲치과의원의 물리적 환경(의료장비의 현대성 및 의료시설의 규모) ▲치과의사의 외양적 자질(성별, 나이, 외모 등) ▲교통의 편의성 순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보철치료에 있어서도 “비용보다는 수명, 기능성 및 심미성의 요소를 더욱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임플랜트를 시술할 치과를 선택하는 의료소비자들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조사한 ‘치과 임플랜트에 관한 인식도 조사연구-치과 진료자대상­’논문(류연정·단국대학교 구강보건학과)도 그 근거가 되고 있다.


논문에서는 임플랜트 시술을 받았거나 시술받을 의사가 있는 28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임플랜트 시술 치과 선택기준은 ▲치과의사 전공(139명·48.43%) ▲의료장비·시설(57명 ·19.86%) ▲친지나 이웃의 소개(53명·18.47%) ▲임플랜트 비용(26명·9.06%) ▲치과의사 출신학교(9명·3.1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에서는 임플랜트 시술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는다는 응답은 각각 1명씩에 그쳤다.


이 논문이 지방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임플랜트 수가를 2백~3백만원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임플랜트 수가가 지속적으로 바닥을 치는 것은 환자들이 아닌 치과계가 만들어낸 ‘악재’라는 판단도 가능한 부분이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개원의는 “임플랜트 진료비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효과가 검증되고 사용하기에 능숙한 제품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면서 “타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진료비도 높지만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병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환자에게 진료비를 일부 조정해주는 등의 행위도 일절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환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며 “오랜 기간 기능이 유지돼야 하는 치과진료를 선택하는 기준이 오로지 비용만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좋은 치과의 선택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올라오고 있으며,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린 것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치과 ▲주위의 추천(시술 능력) ▲의료진의 친절도 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의료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긴 하지만 덤핑은 덤핑대로, 광고비는 광고비대로 지불한다면 낮은 진료비가 진료의 질을 보장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진료비 할인이 환자는 물론 의료인들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믿을 만한 치과, 제대로 된 치료를 하고 적정 진료비를 받는 치과’가 환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만 장수하는 치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