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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박사의 지상강좌]치은암의 임상양상 -진단과 치료-

관리자 기자  2009.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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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박사의 지상강좌

치은암의 임상양상  -진단과 치료-


우리나라 중앙암등록본부 1997년부터 2002년까지의 자료에 의하면 치은암은 설암, 구강저, 구개 부위에 이어 4번째로 호발하는 부위로 상대적으로 발생비율이 낮지만 치과의사들은 치은암이 구강암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치은암의 대부분이 치과의사에 의하여 발견되어지기 때문이다. 구강암이 남자에서 약 4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에 비하여 치은암은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약 2:1 정도로 상대적으로 여자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설암이 40세 미만의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치은암은 70세 이상의 고령자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며, 발생부위는 전치부 보다는 구치부에 더 많이 발생한다. 본  내용에서는 치과클리닉에 의하여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치은암의 임상양상을 증례를 중심으로 기술하여  치은암의 조기진단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무치악 부위에 발생하는 치은암은 비교적 발견이 쉽다. 치아가 없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치조점막 병소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림 1 환자는 의치를 장착하고 지내던 중 의치하면의 치조점막이 헐고 치유되지 않아 조직검사 결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진단된 경우로 주변에 백반증도 같이 존재하는데 의치를 장착한 무치악에서 의치에 의한 지속적인 자극에 의하여 두껍게 각화된 치조점막이 백반증의 형태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표면이 균일하지 않다면 조직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림 2의 환자 역시 무치악에 발생한 치은암으로 돌출성 병소가 치은점막에 커져 있어 단번에 악성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돌출성 병소는 때로 pyogenic granuloma와 비슷한 양성종양의 형태로  나타나므로 진단에 주의를 요한다. 그림 3은 상당히 진행된 치은암의 형태를 보여준다. 초기에 치은암은 협측에서 시작되지만 진행되면 설측으로도 진행되고 협점막으로도 진행되고 후방 인두부위로도 진행되어 원발부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진행된 치은암은 누가 보아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수술부위가 크고 예후도 좋지 않으므로 치은암의 진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은암은 때때로 진단이 쉽지 않고  치아 관련 치주염으로 생각되어 고식적인 치과치료를 하다가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주염이 심하지 않은 30~50대의 젊은 연령 환자에서 이러한 오진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의 임상적인 특징은 돌출된 종괴를 형성하지 않고 치근막으로 암이 진행되어 병변이 노출되지 않아 쉽게 암을 진단하기 어렵다. 그림 4는 45세 여자환자로 잇몸이 헐었다고 생각하고  클리닉에서 치주소파술을 시행 받았으나 잇몸이 오히려 더 벌어지고 통증이 있어 조직검사 결과 치은암으로 진단된 경우이다. 이 경우도 치은에는 두드러진 병소가 없지만 치근막쪽으로 암이 침윤되어 치주염으로 오인된 증례이다.  


또 다른 진단의 지연 원인으로 치은암이 발치창의  치유 지연이나 골수염의 형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림 5는 젊은 남자환자로 하악 좌측 구치부의  치주염으로 발치를 하고 발치창에 한 달 이상 지속적인 염증으로 소독 받던 중  발치창 소파술을 시행한 조직을 검사하고 암으로 진단되었던 증례이다. 이미 하악골의 파괴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발치후 염증은 dry socket이 대부분 이지만 지속적으로 염증이 존재하고 치유되지 않으면 구강암을 한번 정도 의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6은 80세 여자환자로 마찬가지로 발치후 골수염으로 진단되어 골수염 수술을 받아 뒤늦게 치은암으로 진단되었다 (그림 6). 상악치아의 경우 발치후 발생한 염증은 상악동 암이 있기 때문이거나 또는 상악치은암이 원일일 수 있다 (그림 7, 8).


분명한 것은 염증은 반드시 치유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발치 등의 일반 치과 치료 후 4주가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 구강내병변은 반드시 조직검사를 하거나 컴퓨터 단층촬영 등을 시행하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치나 치주염으로 염증치료 후 구강암이 발견되는 경우 어찌 생각하면 다행이기도 하고 치료의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여야 될지 모르지만 미국의 경우 진단의 지연과 관련하여 환자들과 의료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일이 종종 있고 수술과실이 아닌 암의 진단과 관련된 소송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치유되지 않는 구강내 상처에 염증보다도 구강암을 1순위에 놓고 감별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은암은 일차적 치료는 수술이고 방사선치료를 고려하지 않는다. 진행된 병기에서는 수술후 부가적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이는 치은이 하악골이나 상악골에 근접하여 고선량의 방사선조사시 방사선골괴사나 협점막 괴사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수술은 하악골 치조골부위를 제거하거나 또는 하악골이 침범된 경우는 절제술을 시행한다. 절제술을 시행후 하악골의 연결성을 금속재건판으로 연결하고 연조직만을 재건하기도 하지만 (그림 9)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속재건판은 저작력에 의한 파절이나 방사선 조사후 안면 밖으로 노출될 수 있어 유리비골피판을 이용한 골과 구강점막을 절제와 동시에 재건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그림 10).


과거에 비하여 다양한 암 치료 및 진단 방법들이 개발되어 조기진단과 함께 암환자의 완치율과 높아지고 있지만 구강암으로 치료받고 완치될 확률은 50%로 여전히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진행된 구강암으로 발견되면 완치율은 20%미만 이지만 구강암이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의 90% 이상 된다. 따라서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여 암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것 보다도 구강암 검진 등을 통하여 조기 발견해 완치율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구강암연구소에서 조사한 구강암 환자의 초진시의 병기를 보면 70%이상이 3, 4기의 진행된 상태이다. 구강암은 해부학적으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발생하여 내시경 등의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조기발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조기암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의외로 작다는 것을 보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구강암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구강암에 관한 조기검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점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등 5대암의 경우 국립암센터와 연계하여 검진 프로토콜이 정립되어 있지만 구강암은 아직 만들어져 있지 않다. 미국의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서는 21세 미만에서는 3년마다, 40세 이상의 모든 성인에서는 1년에 한번씩 정기적인 구강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 등에 한하여 1년마다 구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을 토태로 우리나라에서도 40세 이상으로 흡연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 등은 적어도 1년에 1회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실제 미국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에서 구강암 검진을 하는지 설문조사를 하였을 때 약 80%의 응답자들은 구강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개인클리닉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구강암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구강암의 조기발견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 되겠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구강암 검진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그러나 미국의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구강암 검진을 육안적으로 보고 평가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소수에서는 경부림프절의 촉진까지 시행하여 이상 유무를 평가한다고 하는 미국치과의사협회지의 보고가 있다. 구강암 검진의 방법은 현재 의사의 육안으로 관찰하고 의심되면 생검을 하는 방법 이상으로 더 정밀한 방법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임상의사들이 기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척보면 암이다’ 할 수 있는 기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근에 VELscope이라는 검진 기계가 시판되고 있는데 파장이 일정한 빛을 구강점막에 투사하여 보여지는 색의 변화나 다른 종양 인자의 변화를 통하여 전암병소나 조기 구강암을 찾아내는 방법이 많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러한 fluorescence visualization 방법은 가까운 미래에 개인 클리닉에서도 사용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11).

 

 

 

 

 

 

 

 

 


그림설명

<그림 1> 의치를 장착하고 지내던 중 의치 하면의 치조점막 궤양이 생기고 치유되지 않아 조직검사 결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진단된 경우로 주변에 백반증과 함께 궤양 형태의 병소가 혼재됨.

<그림 2> 무치악에 발생한 치은암으로 돌출성 병소가 치은점막에 커져 있어 쉽게 악성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돌출성 병소는 때로 염증성 육아종과 비슷한 양성종양의 형태로 나타나므로 진단에 주의를 요한다.

<그림 3> 치아주변에 설측과 협측을 모두 침범한 치은암으로  상당히 진행된 병기로 하악골을 침범하여 치아도 동요도가 심하다. 이 경우는 진단 당시 이미 4기로 치료의 예후도 좋다.  

<그림 4> 45세 여자환자로 잇몸이 헐었다고 생각하고 클리닉에서 치주 소파술을 시행 받았으나 잇몸이 오히려 더 벌어지고 통증이 있어 조직검사 결과 치은암으로 진단된 경우로 암이 치근막쪽으로 침윤이 되어 육안적으로 구분이 잘 되지 않은 경우이지만  정상적인 치은이 아니고 보편적인 치은 염증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5>

하악 좌측 구치부의 치주염으로 발치를 하고 발치창에  한달 이상 지속적인 염증으로 소독 받던 중 발치창 소파술을 시행한 조직을 검사하고 암으로 진단되었던 증례이다. 이미 하악골의 파괴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발치후 염증은 dry socket이 대부분 이지만 지속적으로 염증이 존재하고 치유되지 않으면 구강암도 반드시 감별진단에 고려되야 한다.

<그림 6> 80세 여자환자로 발치후 지속되는 염증으로 골수염 수술을 받고 제거된 조직의 조직 검사 결과 치은암으로 진단되었다. 이미 상당히 골파괴가 진행되었고 구강점막의 heterogenous 한 백반증이 존재하는데 이 부분도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진단 되었다.

<그림 7>

젊은 여자환자로 상악구치부 발치후 지연된 발치창에서 편평상피암이 진단된 증례이다. 단순한 치주염으로 생각하기에는 연령에 비하여 골파괴가 심하고 다른 측의 잇몸상태와는 차이가 많다. 이러한 증례는 염증외에 상악동염이나  구강암의 감별이꼭 필요한 경우이다.

<그림 8> 40세 남자환자로 상악 우측 구치부 발치 후 심한 통증과  두통, 코막힘, 지연 발치창으로 수차례 소파술을 시행하여도 치유되지 않아 MRI 촬영결과 상악동암으로 진단된 증례이다. 상악동암은 육안상 보이지 않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시 이미 완치가 어려울 정도로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상악치아 발치로  상악동 암이 진단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림 9>

80세 여자환자로 치은암으로 하악골 절제술 시행하고 금속재건판과  유리전외측대퇴피판(anterolateral thigh flap)을 이용하여 구강내 재건을 시행하였다.

그림 10. 치은암으로 하악골절제술후 유리비골피판(free vascularized osteocutaneous flap)을 시행하여 하악골과 구강점막을 재건한 증례 이다. 구강암 환자들은 완치 가능성보다도 수술후 안모의 변형을 우려하는데 하악골 절제후 유리비골피판을 이용한 재건은 안모의 추형을 감소시키고 선택된 환자들에서 임플란트 등을 이용한 저작기능의 회복도 가능하다.

그림 11. VELscope (LED Dental Inc., Canada)으로 관찰시 상악구개부의 암종을 fluoresence가 상실되고 주변 정상조직은 초록색으로 관찰된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이러한 기계로 전암병소의 진단이 정확하여 진다면 향후 구강암의 조기진단에 ‘척보면 암이다’ 가 실현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