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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획시리즈 6]“불만노트 만들어 충성환자 늘린다”

관리자 기자  2009.06.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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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 기획시리즈 6


“불만노트 만들어 충성환자 늘린다”


"차트에 환자만족도 A,B,C로 구분 표시
C급 환자 각별히 관리…소개 환자 증가
내원 경위별 결산…집중 전략 등 세워"

 

불황없는 잘나가는 치과  그들만의 경영 비결은?

서울시내 중심상권에 위치한 S치과의원은 이른바 ‘목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의원은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소 근처에 있고 주변에는 사무실들이 많으며, 좋은 시설이 갖춰진 건물에 입주해 있다.
그러나 K 원장은 좋은 상권에 위치해 있고 유동인구가 많다고 환자가 많은 것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주변에 시설좋은 치과들이 늘어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쇼핑 등을 하면서 잠깐 들렀다 진료비만 확인하고 가는 환자도 많아 꾸준히 내원하는 환자를 만들기는 중심상권이 오히려 더 어렵다고 밝혔다.
그렇다보니 K 원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경영 노하우는 체계적이고 철저한 환자 데이터 관리와 경영학에서의 마케팅 응용 및 서비스 마인드 도입이다.


환자 불만노트 작성, 충성환자 부른다

K 원장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일주일에 두 번 전 직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연다. 회의를 통해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회의를 통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환자에 대한 서비스 및 진료보조 업무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회의에서 나온 일부 제안들은 눈에 띤다. ‘환자 컴플레인 노트’와 차트에 환자의 만족도를 표기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S 치과의원은 환자 컴플레인 노트에 매일 환자들이 토로한 불만사항을 기록하고 회의를 통해 제안된 불만 해결방안을 적어 이 방안에 따라 처리된 불만 처리결과를 상세히 기술한다.
“이같은 불만노트가 모여 향후 비슷한 불만이 나왔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환자를 관리하는 방법을 신입 치과위생사나 직원들에게 더 쉽게 교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K 원장은 설명했다.


또 환자만족도 차트 기입방법도 독특하다.
내원한 환자들의 차트에 환자가 만족했을 경우에는 A, 보통일 경우 B, 불만이 있을 경우 C를 각각 표기하는 것. C가 많이 기재된 환자의 서비스에 좀 더 노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K 원장도 환자 상담 전 차트에 기재된 점수를 통해 환자의 성향이나 병원에 대한 만족도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상담기법 변화 등 사전 대비가 가능하다.
S 치과의원의 이같은 고객 관리는 마케팅 이론 중 하나인 ‘컴플레인 마케팅’과 맞닿아 있다. 컴플레인 마케팅은 불만을 자주 토로하는 환자를 각별히 관리해 주면 이들을 단골환자로 만들 수 있다는 마케팅 이론이다.
S 치과의원의 해당 업무 담당 직원은 “까다로운 환자를 만족시키면 오히려 충성 환자로 만들 수 있고 이 환자들이 소개해 주는 환자들도 믿고 오기 때문에 진료동의율도 높다”며 컴플레인 관리의 노하우를 밝혔다.


환자 데이터 축적, 경영관리 기본

경영학에 관심이 많은 K 원장은 내원하는 환자를 성별, 연령별, 신환ㆍ구환 여부, 내원하게 된 경로, 등으로 조사해 항목별 환자의 변동 추이와 환자의 경향 등을 파악하는 한편, 임플랜트, 일반진료, 교정 등 진료내용을 분류한 뒤 이를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리한다.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주별, 월별, 년별로 통계를 내고 환자별 맞춤 마케팅을 위한 자료로 이용한다. 관리가 필요한 환자군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자 내원경위별(신문, 간판, 내부스탭 소개, 환자소개, 홈페이지 등) 결산을 통해 집중해야 할 마케팅 포인트를 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K 원장은 이와 관련 “여러 개원의 선생님들이 엑셀로 많은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힘들고 번거로워 어떻게 할지 몰라 주저할지도 모르겠지만 데이터 관리 직원을 한 명 두거나 교육시킬 수도 있고 조금만 시간을 내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노하우가 쌓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K 원장은 “데이터를 축적하다보면 최근처럼 경기가 안 좋아 신규환자가 줄어들 경우 축적된 차트 데이터를 재점검해 치주환자 같은 리콜환자를 분류해 진료를 권유할 수도 있다”며 경기변화에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꾸준한 자기개발 노력, 환자 신뢰감 심어

병원의 위치가 중심상권이고 경쟁치과가 많다보니 K 원장은 환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한 뒤 진료 후 환자에게 쉬운 용어로 진단내용을 설명하는 등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둔다.
“‘마진이 잘맞았나, 안맞았나’하는 진료의 퀄리티는 치과의사가 고민할 문제지만 환자들은  진료 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의사의 태도 ▲병원 내부의 분위기 ▲통증의 정도 ▲직원들의 친절도 등을 통해 병원을 평가한다”며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한 신뢰감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 원장은 여타 다른 개원의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진료의 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테크닉을 꾸준히 연마하며, 학회참여를 통한 최신 지견 습득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또 치과는 재건시술의 성격이 강하므로 계속 발전 및 개발되는 재료, 장비 등에 대한 관심도 많다.
그러나 K 원장은 최근의 사회변화와 환자들의 인식변화로 인해 환자를 대하는 기술도 중요하게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환자는 첫 대면에서 병원을 평가하고, 의사를 평가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개원의 선생님들이 환자를 부드럽게 대하며 자세한 설명과 안내를 하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부터 마케팅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환자가 신뢰감을 갖도록 자세, 표정, 언어, 행동 등을 교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거울을 보고 스스로 표정과 말투, 행동들을 고쳐나가려 했고, 스스로는 잘못된 습관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상담실장이나 주변 직원들에게 꾸준히 물어보고 있습니다.”


중심가 개원땐 의사 깨끗한 첫인상 중요

K 원장은 환자가 많이 찾는 병원을 만들려면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흔히 주변에서 성공적으로 개원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면 다 자신감이 넘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감은 환자에게 표현되고 그런 자신감이 환자의 진료동의율을 높이는 한편 입소문을 통해 소개환자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환자의 구강건강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보를 가진 사람이 머뭇거리거나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환자는 그 병원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치과의사는 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진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가의 치과의사는 푸근한 이미지 ▲S 치과의원과 같은 곳은 첫인상과 향수, 표정, 옷매무새 등 세부적인 부분을 항상 신경써야 자신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K원장은 밝혔다.
아울러 환자와 진료비 상담은 금물이라고 덧붙인다. “의사가 환자와 진료비 문제로 고민하고 주저 하는 등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면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진료비 문제는 직원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일해 기자 jih@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