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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번째)힘 빼고 행복하게 살자 / 심 홍 보

관리자 기자  2009.06.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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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홍 보
연세심치과의원 원장 

 


힘 빼고 행복하게 살자

 

원고 섭외 요청에 따라 갑작스럽게 펜을 들었지만 평생 일기는 고사하고 메모도 하지 않고 살아오다 보니 무엇을 써야할 지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끼지만 인천시치과의사회에서 ‘인치회보’의 제작을 총괄하게 되었고, 원고청탁의 만만치 않음과 원고가 마감일에 맞추어 제때 들어오지 않았을 때의 서러움을 알기에 몇자 적어 봅니다.


인천치과의사회의 ‘인치회보’는 격월지로서 발행되고 있는데 기사 중에는 ‘원로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연로하신 선배회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코너로 모든 회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님 세대가 겪어온 격동의 세월을 같이 살아오신 원로 회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현재의 젊은 치과의사들의 경쟁은 호사라 치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치과의사로서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회원 간에 동료의식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고희가 되고 보면 재물이나 명예도 부질없는 것을 젊었을 때는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동료들에게 상처를 준 행위가 무척 후회스러운 것이 된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 하는지 안타깝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제 어느덧 중년의 나이를 실감하게 되는 것은 갑자기 찾아오는 작은 글씨의 어지러움과 자녀들을 바라 볼 때 위로 쳐다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육체적 불편함과 질병은 누구나 말은 안하지만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육체적 장애는 겁 없이 살아온 인생에 대하여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경종을 울려서 좀 더 겸손하게 살라고 하는 신호인 것 같습니다. 죽음을 생각해 본 사람이 삶을 좀 더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만족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무리 큰 일을 이루어도 만족하지 못하면 불행한 것입니다. 그러니 작은 일에도 만족할 수 있도록 만족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행복을 많이 느끼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끔 우리가 조금은 힘이 빠진 상태로 시한부 인생을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잔여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살아감에 있어서 공기의 흐름조차 순간순간 느낄 때, 행복을 진정으로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잔여 수명이 다 되면 또다시 잔여 수명을 재계약하여 살아간다면 세상이 아름다워지지 않겠습니까? 생각하기도 싫은 그 반대 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 힘 빼고 삽시다. 너무 힘들어 가면 삑사리 납니다. 횡설수설하여 죄송하지만 우리 모두 힘 빼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