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전원 유지”·“대학에 맡겨야” 의견 분분
“2010년 의사양성체제 관련 최종 정책 방향 결정”
박영아 의원 공청회
현행 의학전문대학원과 의과대학으로 병행 실시되고 있는 의사양성 학제와 체제가 오는 2010년 연말까지 현행 학제와 체계를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학제와 체계로 변화할지 여부가 최종 결정 된다.
박영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한나라당 의원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3일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바람직한 의사양성체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의대와 같은 학제를 유지하고 있는 치의학 전문대학원과도 큰 관련이 있는 사항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공청회에 참석한 엄상현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실장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에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에 들어가고 있다”며 “의과대학 체제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비교 평가해 올해 내로는 대체적으로 결론이 나게 되고 오는 2010년 의사양성 체제 관련 최종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치학 전문대학원 체제와 의·치대 체제로 병행실시 하고 있는 의사양성시스템이 늦어도 향후 1년 내에 변화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일각에서는 의전원이나 아니면 과거 의대 체제의 완전 전환 가능성이 대두 되고 있으나 세계적인 추세와 정책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커 부분 보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상당수 토론자들은 “좋은 의사 양성을 위해서는 학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이나 입학 제도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안덕선 연세 의대교수는 “미국, 호주, 일본의 의사교육제도 소개를 통해 의사양성 학제를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각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적합한 의사양성 학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날 안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의학전문 대학원 제도를 도입하고는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자가 입학할 수 있는 의과대학 ▲대학 2학년을 이수한 학생이 입학할 수 있는 대학 ▲졸업 후 입학할 수 있는 대학 등으로 각 대학특성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은 일반 대학 2년 이상 이수학생에게 입학자격을 허용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의 경우도 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일반대학 2년 이상 수료자에게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정성광 경북대 의전원 원장은 “올해 의치의학 입문 검사에 약 만명이 응시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는 신중하게 논의하되 현실을 인정하는게 중요하다. 의전원 제도는 현재 너무 진행된 만큼, 이전 대학제도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결론적으로 의사양성제도에 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고 통일된 한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정 원장은 특히 “일부 군의관 수급 악화나 등록금 인상 등 문제점도 있으나 의전원 전환 후 장학금 지급률 확대, 실험실습 내실화, 도서관 확충 등이 돼 과거 의대 학생들보다 교육여건이 향상됐다”며 “특히 의전원 학생들이 더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목적의식이 뚜렷하며, 교수 확충 등의 긍정적 효과와 장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병두 인제의대 학장은 “지금도 의전원 제도 타당성을 이해할 수 없다. 의전원으로 가자고 한다면 끝까지 반대할 것이다. 교과부는 의대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BK 21, 로스쿨과 연계해 의전원으로 전환시켰다”면서 “의전원은 의대와 교육과정이 동일한데 왜 두 배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학장은 특히 “의사양성학제는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학제는 대학에 맡기되 학생들의 교육비 지원 등에 정부가 적극 나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대학 총장께서 의전원 제도에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 하고 이는 국민에게 매우 미안한일’이라고 전하라고 했다”며 사실상 의 전원 전면 전환을 반대했다.
공청회에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이사장인 임정기 서울의대 학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지난 몇 년간의 의전원 운영 경험이 과대 포장되고, 선진국들이 다양한 학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의사양성 학제를 결정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4월 현재 국내 41개 의전원과 의대 중 의전원 체제로 완전 전환한 대학은 부산의전원 등 모두 15개교이며, 의대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대학은 단국대 의대 등 14개교 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은 의전원과 의대 체제를 병행하고 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