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음색에 끌려
거문고를 켜다
‘거문고 연주가’ 정우준원장
“국악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음악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고, 서양음악만큼이나 다양해 정악도 있고 민속악도 있고 성악도 있으며 특히나 리드미컬하고 흥겨운 사물놀이도 있습니다.”
현재 ‘어울림국악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우준 원장(부산 별빛치과의원)은 국악이 유물로서 보관하는 음악이 아닌 살아 숨쉬는 음악으로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정 원장이 이끌고 있는 어울림국악연구회(이하 연구회)는 국악의 여러 장르 중 정악(궁중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 단체로 지난 1986년 창립돼 대금, 단소, 해금, 피리, 가야금, 거문고, 타악 등의 다양한 파트가 있으며 모두 80여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대중과 살아 숨쉬는 국악 꿈 꿔
정우준
별빛치과의원 원장
20년 넘게 연주 활동… 국악동호회 회장 맡아
매년 공연 등 활발… 오는 25일 정기연주회도
연구회 원년멤버인 정 원장은 20년 넘게 연구회에서 거문고를 연주해오고 있으며 회장 겸 거문고 파트 수석으로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다.
처음 연구회에 입회하면 단소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단소는 회원 누구나 기본적으로 하고 있으며 그 외의 다른 악기들은 원하는대로 할 수 있지만 아직도 거문고에 치중하고 있다는 정 원장은 “거문고란 악기는 명주로 만들어진 6개의 현을 가지고 있는데 가운데 3개의 줄은 기타의 지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괘가 있어서 1개의 줄에서 여러 음정이 나오는데 화려하기보다는 저음역의 장쾌하고 유려한 음색을 갖고 있어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다른 전통악기들도 배우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거문고의 매력에 취해 당분간은 거문고에 매달리고 싶다”면서 “거문고는 왼손은 괘를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술대라고 하는 막대로 줄을 치거나 퉁겨서 소리를 내는데 그 음색은 가히 일품”이라며 직접 공연장에 와서 체험해 볼 것을 권유했다.
정 원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선비의 기본 소양 중의 하나로 거문고를 가까이 했다고 한다.
연구회는 매년 1회 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3~4회의 작은 음악회, 그리고 비정기적으로 외부 공연 및 봉사활동 공연도 갖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3년 전에는 일본 초청공연도 다녀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정 원장은 귀띔했다.
올해의 정기연주회도 이달 25일(일) 오후 5시에 최근 개원한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대극장)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는 관현악합주로 영산회상 중의 염불도드리, 타령을 하며, 현악합주로는 수연장지곡, 관악합주로는 함령지곡, 그리고 대금 독주와 거문고 산조, 단소, 양금, 아쟁 등의 연주가 펼쳐진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가무를 즐기고 음악성이 뛰어난 민족이기 때문에 국악에도 그런 민족성이 음악적 아름다움과 흥겨움으로 잘 녹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음악보다 대중적으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어릴 때부터 주위에서 자연스레 접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의 상당부분이 서양 음계로 이뤄져 있고 우리의 귀도 점차 그렇게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 역시 연구회를 알기 전에는 그랬으니까요.”
한번은 휴대가 편한 단소를 갖고 프랑스에 갔다가 외국인들 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외국인들의 눈에는 상당히 아름답고 흥겨운 음악과 악기로 관심을 끌만큼 호응이 좋았다며 우리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고 정 원장은 회고했다.
끝으로 정 원장은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우리 조상이 남기신 것이라서, 또는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 아닌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을 맛보기 위해서 국악을 꼭 체험해보길 권한다”며 “서양음악과는 또 다른, 너무나 멋진 또 하나의 음악을 알지 못한 채 지나친다면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