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의료비 ‘부실심사’ 우려
청구건수 33% 증가 불구 인력 충원 5.4% 그쳐
최근 의료비 심사 및 민원신청이 급증하면서 부실심사가 우려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심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진료비 심사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심사품질 향상을 위해 인력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이 심평원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구건수는 2006년 9억 건에서 2008년 약 12억 건으로 33.2%나 증가했다. 그러나 심사인력은 955명에서 995명으로 5.4%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 의원에 따르면 2008년 심평원 심사 직원 1인당 심사처리건수는 연간 약 73만5000건으로 1건당 처리소요시간은 약 10초에 불과하다. 1인당 심사처리건수는 2006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이는 사전에 프로그램을 통해 걸러내는 전산심사율이 2006년 19.1%에서 2008년 39%로 20%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심평원 상임감사 출신인 전 의원은 “심평원이 올 12월까지 전산심사 대상을 확대할 예정으로 상병별 전산심사가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정형화되고 획일적이라는 측면이 있다”며 “행위별 청구와 심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전문 심사 인력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의원은 “희귀난치성질환자 건강보험 편입,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 증가 등으로 심사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심평원의 심사품질을 향상시키고 심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충분한 심사 인력을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출신인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은 “심평원 직원 1인당 업무부담이 일본의 4.8배이고 최근 전산심사에서 걸러지지 않고 심사 누락하는 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직원의 증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심평원장이 최근 경영효율화 일원으로 인력의 10%를 감축하겠다고 했으나 무조건적 인력 감축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며 “종합적인 인력 운영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도 “1차 심사의 경우 심사인원 5백명이 하루평균 4백48만건 정도를 처리하는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부실심사가 우려된다”며 “실제로 이의신청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