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공단
최종 수가 협상 앞두고
“재정 어렵다” 자료 배포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이 의료계단체와 최종 수가협상을 앞두고 내년도 재정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다분히 의도적인 자료를 배포했다.
공단은 법정 수가협상 마지막날인 지난 19일 오후 4시경 ‘2009년 1~9월 재정현황’ 자료를 배포해 향후 재정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저녁에는 치협이 7시에 공단과 6차 협상을 갖기로 돼 있었으며 의협, 병협, 약사회, 한의협 등 각 단체가 최종 협상을 앞둔 상황이어서 의도를 갖고 배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단은 배포된 자료를 통해 “올해 10~12월은 보험급여비 지출 증가로 월평균 약 3천억원 내외의 적자가 예상돼 당년도는 흑자폭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단은 올해 10~12월 평균 급여비지출이 약 2조 6천억원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월별 재정수지는 약 3천억원(±500억원) 수준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공단은 내년도는 올해의 임금정체(상반기 현재 전년대비 ―1.7%)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재정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공단은 지난 9월의 경우 당초 2천~3천억원의 적자를 예상했으나 국고 담배부담금 약 3천1백억원이 조기수납돼 오히려 8백53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다며 빗나간 예측결과를 스스로 인정했다.
공단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올 1~9월의 건강보험 총수입은 전년대비 10.0%, 총지출은 12.7%가 늘었으며, 보험급여비 지출은 13.2%가 증가했다.
보험료 수입 등은 2008년도분 보수월액 적용과 징수율 제고 노력 등으로 6.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민주노총은 “정부가 기본적인 책임만 다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며 지금이라도 충실히 이행한다면 재정적자는 커녕 대폭적인 급여확대를 통해 건강보험의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모든 책임을 가입자에게만 전가하는 조건에서 보험료 인상만을 이야기한다면 국민적 동의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