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 ‘난항’
기재부 주최 공청회 약사회 점거 농성으로 무산
일반인들이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장관 윤증현·이하 기재부)가 난국을 맞았다.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이 그동안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는 한편 관련 직종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2일 교육문화회관 비파홀에서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자 했으나 약사회 회원들의 공청회장 점거농성으로 공청회가 무산됐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 6일 서울지부(회장 최남섭)를 비롯한 서울시 의약인 단체들이 피켓시위를 하는 등 공청회에 반발하겠다고 결의해 난항을 겪을 것이 예고되기도 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개발연구원은 공청회 자료를 통해 일반인의 약국 개설, 일반인의 약국 투자 허용,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 등을 주장해 약사회 회원들의 큰 반발을 샀다.
이날 주제발표에는 약사만 포함되고 치과의사, 의사, 한의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의료기관 개설 문제나 복수의료기관 허용 안은 포함되지 않아 치과의사·의사·한의사회 회원들이 시위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서울지부는 직원들이 피켓시위에 함께 동참해 기재부의 의료인에 대한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100여명의 약사회 회원들은 이날 ‘약사 자격 선진화 방안을 취소하라’며 피켓 농성을 벌였으며, 일부 약사들은 ‘×’자를 새긴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는 한편 신춘웅 서울시약사회장 후보는 공청회장 앞에서 삭발식을 하기도 했다.
또 일단의 약사회 회원들이 공청회 연단 앞에 앉아 ‘일반인 약국개설 결사 반대’, ‘오늘 약사는 죽었다’, ‘선진화 방안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기재부의 방안에 강력히 반대했다. 아울러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 추진저지 투쟁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 의사 주제발제서 제외됐으나 연구엔 포함돼
기재부 공청회 다음주중 재개
특히 이날 공청회에서는 의사에 대한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이 주제발표에서 제외돼 약사들을 더욱 공분케 하는 한편 의사들이 선진화 방안에서 아예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기본방침은 의사도 선진화 방안에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주제발표에서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의사들도 선진화 방안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 의사들에 대한 선진화 방안도 함께 연구에 포함시켜 진행했다. 현재 11월 말에 공개할 예정인 한국개발연구원의 최종보고서에는 의사에 대한 내용도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청회는 (13일 현재) 다음주 안으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오후에 일시와 장소가 확정되면 보도자료를 배포해 널리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청회에서는 연구를 맡은 한국개발연구원의 윤희숙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며, ▲권용진(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송상훈(중앙일보 기자) ▲정승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 ▲박인춘(대한약사회 상근이사) ▲이재호(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김충환(보건복지가족부 의약품정책과장) 등이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