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네트워크 불만 ‘최고조’
문어발식 확장 “양심을 버렸다”
상업성 우려 성토 목소리 전국 확산
“이대로 방치하나” 치협에 대책 요구
피해 막기 위한 ‘안티카페’ 등장도
지나치게 상업적인 광고로 개원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R임플란트 네트워크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최근 치과계 커뮤니티에서 이 네트워크를 비방했다며 동료치과의사들을 무더기로 고소하면서 개원가의 불만은 폭발단계 직전까지 와 있는 상태다.
이와함께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비급여수가고지에 따라 앞으로 더욱 상업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클 것을 심히 우려하면서 성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네트워크에 대한 우려와 불만은 해당 네트워크치과가 개원하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빠르게 번져가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의 행태를 이대로 계속 방치할 것인지 개탄하면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치협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개원가에서는 “이들이 과연 우리와 같은 의사들인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와 선후배가 함께 쌓아온 치과계의 유무형 가치를 돈벌이 수단으로 헐값에 팔리는 것은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최근 개원가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R네트워크 문제”며 “이 네트워크병원이 동네에 들어서면 반경 몇 킬로내에 있는 치과가 쑥대밭이 되고 있다”고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달 전 이 네트워크가 개원한 지역의 관계자는 “지역에 개원하자마자 아주머니들을 동원해 휴지를 나눠주는 등 다른 구에서 했던 행태를 보여 회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회에 가입도 안하고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 네트워크의 문제점을 강렬히 성토하며 치협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는 진정서 서명이 지난 2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치협에 보내질 예정인 이 진정서는 “해당 치과네트워크 부당한 행각과 향후 대책에 대한 대처와 함께 작금의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진상조사, 공론화와 치과계 전체에 향해진 명예훼손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지방의 한 개원의는 “이 진정서의 내용에 적극 찬성한다”며 “옳은 지적들이다”고 지지입장을 보였다.
이 네트워크의 최근 고발사건에 대해 모 개원의는 “치과계의 앞날이 걱정된다”며 “이번 명예훼손 고소건은 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선 동네치과의원의 고사와 관련돼 있다. 의료법을 고쳐서라도 정도를 지키도록 하자”고 성토했다.
또 다른 원장은 “작금의 현실은 10년 후 우리 후배들에게 얼마나 비합리적인 집단인지 욕먹게 될 것”이라며 “비판 받아야 할 사람의 반격이 도리어 동료들을 힘들게 한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모 원장은 “묵묵하게 성실히 진료하는 동료치과의사들을 매도하며 부정한 방법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해 주변 동료들을 고사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새롭게 출범한 한 네트워크는 “일부 치과계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네트워크치과가 아닌 동네치과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네트워크가 되겠다”고 R네트워크와 차별화 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에는 이 네트워크의 피해를 막기 위한 안티카페까지 개설돼 활동하고 있다.
이와관련 R네트워크 관계자는 “법적인 부분을 꼼꼼하게 검토해 가며 진행해 나가고 있다”며 “개원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며 신중하게 하려 노력하고 있는만큼 저희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치과계의 윤리 문제에 대해 강명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23일 치과보험학회 학술대회에서 “윤리는 사회 속에서 전문직이 존재하는 기반이다.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직업적 자율성과 사회적 신뢰의 대가”라며 치과의사의 전문직업정신과 윤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