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원, 미용실 만큼 “많다”
광진구 98대 102개 치의 과잉 심각
세탁소·편의점 개수의 2배 넘어
“98대 102개.”
한국전화번호부(주)가 최근 발간한 KT 전화번호부에 나와 있는 서울 강북에 있는 한 구의 치과의원 수가 동네에서 가장 흔한 업종 중 하나인 미용실의 숫자 102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사 과잉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3차병원급 치과가 건국대병원을 제외하고 한 곳 밖에 없는 광진구의 경우 치과의원이 98개로 각 업종 중에서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업종에 포함돼 있다.
98개인 치과의원은 태권도와 특공무술 등을 포함한 체육관 18곳, 피아노학원 31곳, 세탁소 39곳, 편의점 38곳 보다도 훨씬 많았다. 또한 분식점이 36곳, 동네슈퍼 및 마트가 65곳인 것에 비교해도 많은 숫자고, 114개에 달하는 치킨집보다도 조금 적았다.
의료기관 중에는 내과가 32곳, 산부인과가 34곳, 한의원 83곳, 약국 83곳 등이었다.
이 전화번호부에 수록돼 있는 업종은 지난해 10월 24일을 기준으로 수록된 것으로 KT 뿐만 아니라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을 비롯한 일반전화 및 인터넷 전화번호가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이 구에서 치과계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룡플란트치과까지 개원해 개원가에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광진구분회가 파악하고 있는 치과의원 수는 미가입 회원이 포함돼 있는 치과를 포함해 130여곳이다.
공선식 광진구 회장은 “그동안 광진구의 경우 회원들끼리 단합도 잘되고 분위기도 좋았다”며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을 나누고 양보하고 도와주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과의사가 과잉 배출되면서 기존 개원의들 뿐만 아니라 신규로 개원하는 치과의사들이 치과병의원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치과의사 국가시험에서 800명이 새로 치과의사 면허를 받게 됐다.
최근 치협이 발빠른 대처로 고려대학교가 세종시에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저지했으나 가톨릭대학교와 이화여대 등 임상치의학대학원이 이미 설립돼 있는 대학에서 치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치전원 신설은 앞으로 계속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부장을 역임했던 모 원장은 “이번 고려대 치전원 설립저지도 임시방편으로 막은 것”이라며 “명분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자료를 갖고 명분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