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공급과잉 ‘심각’
CT, OECD 국가 평균 20대보다 2배나 많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 수에 비해 고가 의료장비 등이 지나치게 과잉 공급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급성병상이나 최근 급증한 장기요양병상도 OECD 평균의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적절한 공급조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보건의료자원 배분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운영’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의료계의 고가 의료장비 공급과잉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의 경우 인구 1백만명당 37.1대로 OECD 국가평균인 20.0대보다 1.86배 많았고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도 1백만명당 16대로 OECD 국가평균( 9.9대)을 크게 넘어섰다.
병상의 경우도 심각성은 컸다. 현재 인구 1000명당 급성 병상수는 7.1병상으로 OECD 국가 평균인 3.8병상에 비해 2배 가량 많았는데 이는 미국의 2.6배, 영국의 2.7배에 달했다. 장기요양병상도 1000명당 13.9병상으로 OECD 평균(5.8병상)의 2.4배였다.
특히 OECD 국가의 경우 대체적으로 급성병상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는 급성 병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의료 인력도 대체로 부족한 것으로 이번 보고서는 분석했다. 2008년 현재 인구 1000명당 치과의사수는 0.39명으로 OECD 국가평균(0.62명)보다 크게 낮았다. 우리나라 보다 적은 국가는 멕시코, 터키, 폴란드 밖에 없었다. 간호사의 경우 인구 1000명당 2.08명으로 OECD 평균인 6.69명의 1/3수준에 불과해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은 병상수와 의료장비 등의 공급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적정 수준으로의 조절이 필요하며 의료인력의 경우에도 지역간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사연은 “고가의료장비의 과잉공급현상은 공급자 유인수요를 더욱 심각하게 할 우려가 있으며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도 가중될 개연성이 크다”며 “건강보험 급여정책과 연계시켜 자연스럽게 통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병상수와 관련해서도 보사연은 “병상 수급정책에 대해 재검토해야하며 동시에 새로운 보건의료 수요에 대응하는 총량적인 대책과 지역별 수급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