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환상의 치전원… 환상 깨지나! “두터운 취업문… 갈 곳이 없다”

관리자 기자  2010.03.08 00:00:00

기사프린트

 환상의 치전원… 환상 깨지나!


“두터운 취업문… 갈 곳이 없다”


 나이 많아 채용 꺼리고 경험자 더 선호
“무보수로 일하면서 임상경험 쌓고 싶다” 토로
 페이닥터 채용광고에 치전원 출신 대거 몰려

 

지난달 치대 및 치전원 졸업생들과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배출되면서 일선 개원가에서는 치과의사 구인에 선택의 폭이 넓어진 반면 치의학전문대학원 출신들은 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협 홈페이지 등에 페이닥터 채용광고를 올린 수도권 지역 치과에서는 문의전화가 많아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까지 있지만, 개원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치전원 출신들의 채용을 꺼리는 반면 경험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


명퇴없는 안정적인 전문직이 되겠다는 희망을 꿈꾸며 서울대와 연·고대, 카이스트 등을 졸업하고 어렵게 치전원에 입학했다 졸업을 하자마자 부딪히는 현실의 취업 문턱은 치전원 출신자들에게는 당초 기대감이 깨지는 두터운 벽이 되고 있다.
구직몰림 현상은 서울을 비롯한 일부 대도시 지역에서 졸업시즌을 전후한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그 이면은 치전원 출신을 비롯한 고학력·고연령 배출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지방의 치전원을 졸업한 한 남학생은 지난 2일 “이력서를 많이 냈는데 면접은 3~4군데만 보았을 뿐 아직 취업이 안됐다”며 “여기저기 많이 알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면서 괜찮은 취직자리가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36살의 그는 “경기영향을 받겠지만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졸업하고 보니 상황이 좋지 않다”며 “치전원에 들어오겠다는 후배들이 있다면 (이런 상황을)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숨을 내쉈다.


서울공대를 졸업하고 서울의 치전원을 졸업한 30대 초반의 여자 치과의사인 A모씨는 “직접 면접은 보지 않고 여러군데 이메일을 많이 보냈는데 한군데밖에 연락이 없었다”며 “치전원에 들어와 취직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막상 취업하려고 하니 자리가 없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치과의 경우 치협 홈페이지에 구인광고를 냈다가 문의가 빗발쳐 경력자 우대로 광고문안을 긴급히 수정해 올렸다. 이 치과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이 많은 치전원 출신보다 더 젊은 치과의사를 채용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지원자 가운데 포항공대를 거쳐 대기업에 근무하다 이번에 치전원을 졸업한 30대 중반의 치과의사도 있었지만 경험이 부족해 채용하지 않았다”며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입장에서 취업이 어려운 이들이 상당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무를 보지 못할정도로 문의가 많았다”며 “지원자 중 이번에 모 치전원 졸업자는 당분간 무보수로 일하면서 임상경험을 쌓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치협 홈페이지에 페이닥터 채용광고를 낸 경기도의 한 원장은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을 1명 채용하려고 광고를 냈는데 20명이나 몰렸다”며 “지원자 대부분이 유명대학을 졸업한 뒤 치전원을 졸업한 똑똑한 치전원생들이었지만 나이가 30~35세로 높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비록 2~3주 기간에 국한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치과위생사를 구하는 것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도 “심지어 이들 가운데 10분의 1정도는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이들도 있어 이들에게 있어 얼마나 취직과 개원이 힘든지 느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영철 치협 경영정책이사는 “지난해에도 나이 많은 졸업생들의 경우 임상경험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취업에 어려움이 많았었다”며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인한 안타까운 현실로 결국 치과의사 과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