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근무시
“감정 억제 강도 높다”
보건의료노조 설문결과
치과위생사가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보다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감정노동’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원노동자들의 감정노동 수행정도는 대체로 80% 이상으로 다른 주요 서비스업종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타인의 감정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감정노동을 많이 수행할 경우 정신적 소진, 우울증 등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실태 설문조사는 올해로 7년째지만 감정노동에 관련된 설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82.9%는 ‘내가 하는 업무는 감정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라고 응답했으며 85.7%는 ‘나는 일하면서 솔직한 내 감정(기분)을 숨기고 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 같은 감정노동에 대한 강도를 직종별로 분석한 결과 병원 근무 인력 중에는 치과위생사가 간병인,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여타 보건의료 관련 직종보다 수행 정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병원 직종 노동자 중에서는 교환에 이어 두 번째지만 환자를 직접 상대하는 직종으로는 가장 높았다.
또 치과위생사의 경우 96.6%가 환자로부터 폭언을 경험한 바 있다고 보고했으며 폭행을 당했다는 비율도 3.4%나 됐다.
다만, 성희롱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는 경험비율이 보고되지 않아 간호사(5.1%), 간호조무사(4.6%), 간병인(16.1%) 등 비교직종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번 실태조사는 보건의료노조가 조합원 3만 90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노조 전임자들이 직접 설문지를 배포, 수거했으며 최종 수거된 설문조사 2만156부를 분석, 발표한 것이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