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 소도시 개원 좋다(?)
소문만 믿고 개원땐 “낭패”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각…이전·개원시 신중해야
비교적 경쟁이 없고 경영이 잘된다는 소문만 믿고 인구 5만 이하의 지방 중소도시에 개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전 또는 신규 개원을 준비 중인 개원의들의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인구 5만의 강원도 태백시 지역 개원가에 따르면 이곳은 각종 지역개발에 따른 토지보상과 신도로 개설로 지역경제가 살아나 최근 치과 경영이 활성화 된것으로 소문나 있다.
태백시는 삼척, 상동, 영월, 태백간 신도로가 개설되면서 영월, 삼척 주민 등 주변 지역 환자 등이 태백시 개원가를 찾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개발로 토지 보상비 등의 개발 수혜를 입은 주민들도 많아 개원환경이‘ 좋다’ 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태백시 지역 개원가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 졌다.
개원 치과의원 11곳 중 최근 5년 새 3~4곳 치과의 원장이 바뀌는 진통을 겪고 있다.
또 개원 치과의원이 8곳인 충북 영동군의 경우도 최근 10년 새 치과의원의 절반이 바뀌는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태안군의 경우도 12명의 개원의가 지역 주민 구강보건을 책임지고 있으나 최근 200평 규모의 대형치과 병원이 들어서면서 지역 개원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태안군 개원가는 대형 치과 병원의 성공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주민들의 병원 이용 형태가 오랜 기간 진료를 받아온 단골 치과의원을 선호하는 등 충성고객이 많은 데다, 젊은 층의 경우 태안군보다 큰 주변도시에서 진료 받는 경우도 늘고 있는 등 개원환경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철 등 비보험 진료비의 경우도 지역 생활수준에 맞추다보니 대도시에 비해 저수가인 경우도 많다.
이 같은 현상은 소도시 개원이 ‘개원 경쟁 스트레스’ 가 대도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으며 임대료 등이 저렴, 개원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다는 막연한 선입견을 갖고 소도시 지역 개원지를 찾는 개원의들을 멈칫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김현진 태백시치과의사회 회장은 “태백의 경우 개원 입지가 좋다는 소문이 있으나 잘되는 치과는 잘되지만 신규 개원했다가 병원 경영이 원활치 못해 타지로 이전 개원하는 치과의사들도 최근 몇 년 새 자주 있었다”고 밝혔다.
유웅조 영동군 치과의사회 회장은 “소도시의 환자 특성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단골병원을 계속 찾는 경향이 뚜렷해 신규 개원할 경우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지역 연고가 없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개원가 이전 등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전남 장성군에서 개원중인 한 원장은 “시골지역의 경우 ‘환자 풀’이 꽉 짜여진 상태” 라며 “할아버지부터 손주들까지 대대로 진료하는 주치의 성격의 병원이 많다. 이 같은 이유로 지역에서 개원을 물색하다 발길을 돌리는 치과의사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