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수가고지제 시행 100여일…
“수가덤핑 등 개원가 부작용 없어”
“시행초기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지적도
‘비급여 수가고지제’시행이 100일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치과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수가덤핑이라는 큰 부작용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행초기인 만큼 비급여 수가고지제가 ‘미풍’으로만 끝날 것이라고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또 비급여 가격 논란의 중심에 있던 개원가도 이번 기회에 치과진료의 가치를 제대로 환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개원가에 따르면 비급여수가 고지제 시행 이후 환자유치 차원에서 수가를 조절해 주변 개원가를 곤혹스럽게 하는 현상은 크게 불거지지 않고 있다.
즉 전국 개원의가 2만명이 넘어서고 있는 만큼, 지역마다 비급여수가 고지제를 활용하는 개원의는 일부 있을 수 있으나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서울 방배동에서 개원 중인 K원장은 “환자 유치를 위해 비급여수가 고지를 활용한 행위를 해 동료 개원의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는 소식은 아직 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청담동의 H 원장도 “임플랜트 수가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 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가고지제’의 영향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시행 초기인 만큼 좀 더 지켜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광주지부의 한 개원의도 “치과의원 급을 운영 중인 주변 개원의 중 수가를 대폭내려 환자를 유인하고 있는 소문은 아직 듣지 못했다” 며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일단 다행스러운 일” 이라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에서 치과병원을 운영 중인 J원장은 “병원급으로 운영하다 보니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적정수가를 받고 있다”며 “오로지 병원 경영활성화에 신경 쓸 뿐이며 수가 고지제 시행 이후 주변의 가격덤핑으로 인한 치과경영 성과가 떨어지는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 현재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자주 하고 있는 정문환 달라스 치과의원 원장은 “현재 개원가의 비급여 수가 구조가 환자유인을 위해 하락시킬 만한 여유가 있을 정도로 고가가 아니다”라며 “일부 덤핑 치과에서 스케일링 등 1~2개 특정 항목에 대해 비급여수가를 대폭 내려 환자 유인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수가 덤핑은 경영상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급여 수가 고지제를 의식해 수가를 내리거나 활용하는 행위는 ‘제살깎아 먹기’이고 모두가 공멸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많은 개원의들도 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미끼 진료 항목을 제시해 환자를 유인하는 덤핑 치과들의 행태를 배워 이를 활용하는 형태가 만연 될 것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현재 수가 파괴형 일부 치과병원들이 자금난으로 치과위생사 급여를 체불하거나 재료값 결제를 늦추고, 핵심 인력 등이 탈퇴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는 소문이 개원가에서는 떠돌고 있어 정 원장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홍철 대한치과보철학회 보험이사는 “현재 개원의들을 만나보면 힘들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진료의 질과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치과 병·의원의 가치를 창조하고 적절한 수가를 받는 것이 병원 경영을 활성화 하는 길” 이라며 “비급여수가 고지제 시행이 얼마 되지 않아 부작용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을 뿐이다. 개원가에서는 이번 기회에 자신이 받고 있는 보철수가의 정당성에 대한 적절한 논리개발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