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성 한국선수단 단장·김우택 컬링팀 감독
2010년 밴쿠버 동계장애인올림픽(이하 페럴림픽)이 휠체어컬링 부분에서 은메달 1개를 획득, 종합 18위를 달성한 가운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지난달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페럴림픽은 치과계에도 특별한 의미를 선사하고 있다. 페럴림픽 한국 대표단을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은 ‘한국선수단 단장’과 은메달의 주역인 휠체어 ‘컬링팀 감독’이 모두 현직 ‘치과의사’ 이기 때문이다. 치협 전직 감사를 지내고 현재 치과계 장애인 봉사단체인 스마일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우성 원장(프레스 치과)과 원주시치과의사회 회장인 김우택 원장(뿌리깊은치과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
장애인 올림픽 ‘감동 드라마’ 이끈 치의들
첫 전 종목 참가·단체전 은메달 ‘뿌듯’
“매년 경기 후원 등 도움준 분들께 감사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계속 노력할 것”
서울치대 스키부 출신인 김우성 원장은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수석부회장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패럴림픽 선수단 단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인정받아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KPC)의 추천을 통해 이번 페럴림픽 한국 단장으로 선임됐다.
김우택 감독은 원주 기독병원 장애인후원회 이사로 휠체어 농구팀 후원을 했던 것이 인연이 돼 지난 2003년 컬링팀 창단 후 감독직을 역임하게 되면서 이번 페럴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이름이 비슷해 서로 무슨 관계가 있냐는 의혹(?)도 받았지만 사실 두 사람은 이번 페럴림픽에 단장과 감독으로 참가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특히 이번 인연을 계기로 김우택 원장이 스마일재단 이사로 활동키로 약속했으며 재단에 거금 1백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페럴림픽 기간 동안 숙소와 빙상 경기장이 있는 밴쿠버에서 설상 경기장이 있는 휘슬러까지 선수들을 고루 살피기 위해 매일 새벽 6시 버스를 타고 2시간 왕복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김우성 단장은 “국내 최초로 5개 전 종목(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아이스슬레지하키, 휠체어컬링)에 참가했고 단체종목인 휠체어컬링 팀에서 은메달을 땄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자신이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스키 부분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특히 알파인 좌식스키 한국 대표팀의 메달 기대주였던 한상민 선수의 스키에 문제가 생겨 일본의 기술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다소 씁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유력한 우승 후보자였던 한 선수를 의식해서인지 일본 측에서 처음에 도움을 거절했고 우여곡절 끝에서야 도움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접목이 필수적인 스포츠인만큼 일본 측에서는 이번 대회에 관련 기술자가 5명이나 동행했지만 한국팀에는 사실상 전문 기술자 자체가 없어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김우택 원장은 “장애인 선수들이라 경기 중간 휴식이나 식사를 하러 오고 가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이번 경기기간에는 대기실에 매트리스를 깔고 그곳에서 식사를 해결함으로써 조금이나마 휴식을 더 취하도록 해 선수들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숨은 일화를 소개했다.
김우택 원장은 또 페럴림픽 기간 전혀 자신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가 경기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스튜어디스가 준 신문을 보고서야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다소 낯설었다는 소감을 털어 놓았다.
지난 2008년에도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땄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올해는 김연아 선수 등의 영향으로 동계올림픽 경기와 더불어 페럴림픽도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장애인 스포츠 경기의 경우 국내 생중계는 물론 녹화 중계조차 없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페럴림픽이 국내 생중계를 탔다.
김우택 원장은 “매년 경기에 나갈 때마다 후원금을 모으는데 항상 원주시치과의사회 회원들이 도움을 많이 줬고 강동성심병원 OB팀과 경희치대 18기 모임 친구들이 그동안 후원을 많이 해 줬다”며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고 항상 묵묵하게 지원해주는 아내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앞으로 국내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여건이 보다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외국의 경우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복지시설이 잘 돼 있어 경기 승패에 상관없이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행복한 모습인데 우리 선수들의 경우 우승여부에 따라 연금 수령 여부 등 사활이 걸려있기 때문에 경기에 임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에서 우승하더라도 실업팀이 따로 꾸려진 경우가 적어, 사실 이후 별다른 진로가 정해져 있지 않고 동계에는 컬링팀, 하계에는 농구팀에서 활동하는 식이다.
이번 은메달을 딴 컬링팀 선수들의 경우도 현재로선 갈 곳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사실상 스포츠 자체에만 열중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우성, 김우택 원장은 “앞으로도 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장애인들의 스포츠 진흥을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