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병·의원 경영 IMF보다 어렵다”
지난해 폐원 659곳·급여비 압류 4년새 5.3배
건강보험료 급여비를 압류당한 의료기관이 4년 사이에 5.3배가 늘어났다는 최근 보도<본지 8월 12일자 3면>에 이어 지난 2009년 한해에만 폐원한 치과병·의원이 659곳에 달해 개원환경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신규로 개원한 치과의원은 1135곳, 치과병원은 31곳으로 신규 개원하는 치과병·의원 수는 갈수록 늘고 있어 앞으로서의 개원여건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이 최근 요양기관에서 신고한 현황을 중심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폐원한 치과의원은 643개에 달했으며, 폐원한 치과병원도 16개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에 684개소였던 치과의원의 폐원은 ▲2006년 721개 ▲2007년 722개 ▲2008년 718개로 매년 700개 이상의 치과의원이 폐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병원의 경우 ▲2005년 12개 ▲2006년 16개 ▲2007년 16개 ▲2008년 9개로 한해동안 14개정도가 폐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해 700개에 달하는 치과병·의원이 폐원하고 있지만 1100개가 넘는 치과의원과 29개정도의 치과병원이 신규로 개원하고 있어 갈수록 개원환경은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로 개원한 치과의원은 1135개소였으며, ▲2005년 1149개 ▲2006년 1175개 ▲2007년 1059개 ▲2008년 1129개에 달했다. 심평원이 파악하고 있는 2010년도 1/4분기 현재 치과의원 수는 1만3838개다.
치과병원은 ▲2005년 28개 ▲2006년 28개 ▲2007년 33개 ▲2008년 24개 ▲2009년 31개가 신규로 개원했으며, 2010년 상반기 치과병원의 수는 모두 182개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청구기관수가 1만2039개로 집계되고 있는 한의원은 2009년에 727개가 폐원했고 22개의 한방병원이 폐원한 것으로 집계돼 치과의료기관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치과병·의원 폐원현황에 대해 서울 송파구의 한 원장은 “한해 폐원하는 치과의원수만 700개정도라니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다”며 “이에 비해 개원비용은 갈수록 늘고 있어 신규 개원의 경우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울 중구의 또다른 원장은 “폐원하고 다른 지역에 또다시 개원하는 경우가 많아 폐원수는 중요한게 아니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겪는 개원환경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가 다른지역보다 낫다던 울산의 한 원장은 “20년 넘게 개원한 한 원장은 최근이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최근 방학인데도 예전과 별반 다른게 없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서울에서 개원한 이 모 원장은 “매년 800명에 달하는 치과의사수가 배출되고 개원이 포화된 상태여서 앞으로는 예전만큼 개원환경이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우려하면서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고 환자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낙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의료기관 건강보험 급여비 압류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압류금액은 2백억 6천9백만원이며, 이는 매년 증가해 2009년에는 9백7억8천만원으로 4.5배 증가할만큼 의료기관의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급여비를 압류당하는 의료기관도 지난 2006년에는 치과병·의원을 포함해 의원 73곳, 병원 5곳, 종합병원 1곳이던 것이 2009년에는 의원 302곳, 병원 113곳, 종합병원 9곳, 종합전문요양기관 2곳에 달했다.
특히 경제상의 문제로 면허대여나 자격정지 중 의료행위를 하다가 면허취소를 받은 의료인이 지난해에 비해 3배가 늘어나 올 7월말 현재 1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치과의사도 1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