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부선 KTX 완전 개통
부산 환자 이탈 우려‘위기감’
의과 협의체 구성·홍보 등 대책 분주
일부 치과 네트워크 서울역 개원도
올해 11월 경부선 고속철도(KTX)가 완전 개통될 예정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부산지역 환자 이탈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비해 부산광역시와 부산지역 의료계가 바짝 긴장을 하면서 지역 환자의 서울이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12일 협의체를 구성해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또한 오는 2014년까지 충북 오송과 광주 구간의 KTX가 완공되면 호남권도 반나절권 생활권으로 이어지면서 지방 환자들의 서울 쏠림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지난 1일 2020년까지 전국 주요도시를 KTX 고속철도로 연결해 전국 대부분의 지역을 1시간 3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청사진에는 또 이들 지역 뿐만 아니라 경북 포항, 전남 광양, 경남 진주 등에도 철도교통망을 개선해 1시간 30분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전국 주요도시가 X자형으로 고속철도망이 연결되고 지난 2004년 4월 KTX가 가장 먼저 개통된 천안, 대전, 대구에 이어 경부고속철도 역사가 새로 들어서는 부산, 경주, 울산, 김천, 구미 등도 KTX 교통 영향권에 들게되며 광주, 목포, 여수, 진주 등 전국 대도시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부산지역 환자의 역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86.1%로 나타났다.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62만3000여 명이 서울 등 다른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에 KTX 영향권에 있는 대전, 광주, 충남지역의 환자 역내 의료기관 이용률이 각각 78.4%, 76.6%, 60.8%에 그쳐 충청, 대전권의 환자 역외유출이 심각한 점을 감안해 부산지역 의료계도 KTX 개통 후 환자들의 역외 유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지부 임원은 “의과에서는 상당히 우려하며 병원에 홍보 포스터도 부착하고 있지만 아직 치과에서는 관심도 적고 우려하는 분위기는 덜하다”며 “서울로 치료받으러 왕복하는 비용과 시간, 환자 입원시 보호, 치과치료의 연속성, 현재 수가 등을 고려할 때 굳이 서울로 갈 필요가 없다고 환자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당장 우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울에 준하는 의료서비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시설과 치료수준은 높아졌지만 서비스면에서 서울보다 뒤쳐진다. 각자 병원 서비스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지난 2004년 4월부터 KTX 개통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대구지부 임원은 “개통당시 우려했던 것보다는 아니지만 조금씩 서울로 빠져나가고 있고 앞으로 시간이 더 단축되면 늘어날 것”이라며 “KTX 영향도 있겠지만 서울의 보험수가가 낮은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네트워크병원 등 개원가에서 공격적인 경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모 치과에서는 서울역 인근에 임플랜트 수술을 전문적으로 수술하는 병원을 개원하고 지방 환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터무니 없는 수가를 제시하고 있는 일부 네트워크와 자기만 살겠다고 하는 치과는 자숙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넥스퍼컨설팅 관계자는 “서울에 지방에서 인지도가 높고 활성화 돼 있는 병원이 있고 실제 이 병원의 환자들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경로가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치과선택에 있어 비용이 첫 번째 조건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치과원장 및 치과에 대한 확신과 분위기가 병원결정에 있어 중요한 만큼 이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