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회계 흑자를 적자로…
병원 경영성과 상당 부분 왜곡
국립대 12개 병원 적자 7곳 중 실제 3곳은 흑자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설정따라 경영상태 달라져
흑자를 적자로 둔갑시키는 국립대학교 병원과 일반 병원들이 존재하고 있어 병원 경영성과가 상당 부분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영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의원은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 열람시스템’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별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현황’분석결과 서울대 병원 등 12개 국립대학교 병원 중 지난 2009년 적자를 기록한 7개 병원 가운데 3개병원은 적자가 아닌 흑자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병원의 경우 2009년도 당기순손실이 60억7천3백만원을 기록했으나 78억원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상계할 경우 17억2천7백만 원이 흑자다.
고유목적사업이란 의료기관이 법령 또는 정관에 규정된 설립목적을 직접 수행하는 사업으로 수익사업 외의 사업을 위한 준비금을 말한다.
서울대치과병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58억원을 상계하면 21억5백만원 적자에서 36억9천5백만원 흑자다.
전남대 병원의 경우 13억9천6백만원 적자에서 94억8천9백만원 흑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각각 26억9천2백만원과 6천9백만원 흑자를 기록한 충남대 병원과 경북대 병원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더할 경우 흑자폭이 각각 1백65억6천5백만원과 2백38억6천9백만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지난 2008년도 252개 종합병원의 총 의료수익은 9조5천2백71억 원으로 이 가운데 당기순이익은 3백26억2천4백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1천5백69억4천만원을 더할 경우 당기 순 이익은 1천8백95억6천4백만원으로 더 늘어난다.
같은해 43개 종합전문 요양 병원의 총 의료수익은 9조1천7백57억원으로 1천7백8억3천3백만원을 손해 봤다고 회계신고를 했다.
하지만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2천8백97억2천9백만원을 전입하면 결과적으로는 1천1백88억원 이상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 최 의원 실은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다.
건강보험수가의 경우 매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병원협회가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데 병원협회는 왜곡된 손익계산서를 바탕으로 병원 급 의료기관의 경영수지가 적자인 만큼, 건강보험수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근거로 삼아왔다.
최영희 의원은 “이 같은 결과는 결국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어느 정도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체 의료기관의 경영상태가 적자가 될 수도 있고 흑자가 될 수도 있음을 나타낸다”며 “결국 의료기관의 왜곡된 경영성과가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해 의료기관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