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집 아기의 사모곡’ 올해의 수필상 선정
“모든 어머니는 ‘리더’
곁에 안계셔 서글프죠”
인터뷰
최치원 원장
겸손·베품 새기며 18년째 개원
동문회장 등 모교사랑 각별
‘치과인의 건강’ 책 발간도
치의신보의 30여년 전통의 인기 연재물인‘2010년 올해의 수필상’에 서울 종로구에서 개원중인 최치원 원장(최치원 치과의원)이 선정됐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로 4회째인 올해의 수필상은 한해 동안 치의신보에 게재된 수필 90여편 중 치의신보 기자들의 추천에 의해 선정된다.
릴레이 수필은 30년이 넘게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등 치과계 가족의 투고로 이뤄지고 있는 인기 연재물이다.
최 원장은 지난 4월 8일자(1827호) ‘섬집 아기의 사모곡’이란 제목의 수필을 게재, 4개월 전 세상을 등진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진솔한 문체로 표현해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 흘리며 쓴 글이었습니다. 이런 상이 있는 지도 몰랐고요…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최 원장의 수필은 40세 이상의 중년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진정성 있게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용돈 달라고 조르던 일, 시장 보러 갔던 일, 군대 간다고 버스 밖에서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 모습, 공보의 때 첫 월급을 받아 백화점에서 옷을 사드렸을 때 기뻐하시던 순간, 어머니가 전해 준 삶속의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표현하며 그리워하고 있다.
특히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단축번호를 지을 수 없다…단축번호를 지우면 엄마도 같이 지워질 것 같아서…’라는 표현에서는 많은 독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 충분했다.
최 원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를 가정을 지탱하고 이끄는 리더라며 ‘어머니 리더론’을 편다.
“한국 정서상 한국 가정은 아버지 보다 엄마가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의 어려운 일을 막아주고 힘들 때는 다독여 주며 용기를 주는 그런 분이 제 곁에 없어 서글플 뿐입니다.”
최 원장에게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말까지는 기억하기 싫은 시간이 잇따랐다.
2009년 11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4월에는 아버지, 그리고 12월에는 형마저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아버지 삼오제를 지내고 병원에 오니 배달된 치의신보에 제가 쓴 수필이 실려 있었어요. 가슴이 더욱 메어졌습니다.”
최 원장은 뻥 뚫린 가슴을 진정시키려 요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법정스님의 잠언집을 반복해서 읽고 있다.
잠언집의 핵심내용은 인간은 등뼈 하나로 혼자 살아가는 것이며, 인간스스로 의지할 데 없다는 내용이다. 책속 표지 안에는 어머니와 아버지 사진을 붙여 놓고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그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 책임지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의 심경을 헤아려 겸손해야 하며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부모님 말씀이 진리라고 했다.
지난 92년부터 18년째 명륜동 현 치과에서 책임지고 배려하는 자세로 개원한 결과 종로구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병원 경영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건강에 관심이 많고 모교 사랑도 유별나다. 지난 2004년에는 ‘치과인의 건강’이라는 책을 발간했으며, 조선치대 재경동문회장을 맡아 동문회와 서울대, 고려대간 상호 진료의뢰 등이 포함된 협력 병원을 체결, 동문들의 개원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상에 저를 보내주시고 사십 육년을 같이 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최 원장의 사모곡은 계속되고 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