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수 옛말…개원가 잔인한 2월”
병원 운영 고작 20일…경영에 타격 “울고 싶다”
방학 특수도 기대 못해
일년 중 치과 병·의원의 문을 여는 날이 제일 짧고 환자수도 급감하는 2월.
올해는 설 연휴(토·일요일 포함 5일)마저 포함돼 있어 병원이 실제 문을 열고 근무 할 수 있는 날이 고작 20일이다.
20일 중 토요일 3일을 제외하면 종일 근무 날짜는 17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개원가의 경우 어는 달 보다도 올해 2월이 잔인한 달로 다가오고 있다.
환자 진료 일수가 줄어 병원 수익이 반토막 날 것이 뻔하고, 비교적 규모가 큰 병원들의 경우 적자 우려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성북구 종합병원 내 치과의원을 개원중인 S원장은 설 연휴기간 일주일을 모두 휴진키로 했다.
환자도 거의 없는데 불필요하게 병원에 나와 애를 태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S원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1월31일과 2월1일 근무가 가능하지만 휴진키로 결정했다”며 “과거에는 설 전에 틀니나 보철, 임플랜트 환자가 있는 등 ‘명절 특수’가 있었으나 현재는 실종된 느낌이다. 2월에 적자만 모면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편히 쉬기로 했다”고 했다.
충남 아산시에서 개원중인 H원장은 “방학 특수도 없어 올 겨울은 비교적 추운 마음으로 보냈다”며 “경영상태가 계속 어려워지자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조무사 1명이 자발적으로 퇴직하려 하는데도 말리지 않았다. 2월은 근무 일수가 워낙 짧아 ‘적자 나는 달’이라고 개원가에서는 말하는 데 올해는 설 연휴까지 겹쳐 정말 걱정 된다”고 했다.
서울에서 치과병원을 운영 중인 J원장은 “치과의사 까지 포함해 16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데 2월은 병원 운영 날짜가 적어 순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동문 선·후배 등을 만나 환자가 30% 정도 줄었다고 하면 선방하고 있다고 오히려 부러워 하더라”고 말했다.
J원장은 “2~3년전 만 하더라도 설 임박해 보철 환자들이 내원하는 ‘설 특수’가 있었다”며 “최근에는 ‘설 특수’는 물론 방학 특수마저 사라졌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개원중인 P원장은 “개원가의 방학 특수가 사라진지는 오래 됐다” 면서 “2월 부터 4월까지가 비수기라고 하는데 들어갈 자금은 많고 해서 치과의사신협 등을 통해 대출을 받아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관악구에 개원중인 H원장은 “환자가 줄어 개원이 안 된다는 말은 이제 만성적인 이야기가 됐다”면서 “신규개원이나 고 비용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치과병원들의 경우 2월이 특히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