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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인터뷰] 양재호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보철과 교수 “학문 열정·교육에 온 힘 쏟아야”

관리자 기자  2011.0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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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열정·교육에 온 힘 쏟아야”
임플랜트 동물실험 박사 1호 등 연구활동 ‘주목’


퇴임인터뷰
양재호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보철과 교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1979년 12월 1일 서울대 교수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30년 이상을 치의학 교육 및 환자 진료에 매진해 온 양재호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보철과 교수가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양 교수는 “30여년 동안 서울대에 있게 해준 장완식 교수님 및 보철과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30년 동안 열과 성을 다해서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미련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양 교수는 대학 및 병원에서의 꾸준한 활동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대한치과보철학회 회장, 대한치과이식(임프란트)학회 회장 등 주요 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한편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대통령 의료자문의로 활동하는 등의 족적을 남겼다. 


사실 양 교수는 청량리에서 예과를 수료, 소공동에서 본과를 다녔으며 다시 70년대 연건캠퍼스로 옮겨와서 치과대학을 졸업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런 지난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결석도 해 본적이 없다고 양 교수는 회고했다.


양 교수는 “외국 학회나 중요 외부 회의가 아니라면 반드시 제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학부 시절에는 학문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그 이후에는 교육자로서의 사명, 의료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양 교수는 30여년의 재직기간 중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역할로 교육자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주저없이 꼽았다.


“만 34세에 처음 강단에 섰을 때, 강의 준비를 밤 12시까지 하고 외국책을 번역해서 흑백 슬라이드를 만들던 과정이 어제 일처럼 기억에 남는다”는 양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매 시간 강의 후 박수를 받았다. 이럴 때마다 ‘좀 더 잘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12월 마지막 강의 때 10여분 간의 기립박수와 함께 제자들의 사인이 들어간 페이퍼를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했던 일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양 교수는 “교수로서의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실 교육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학생들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을 퇴임을 앞둔 이 순간에도 간직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으로 세 번이나 연수를 다녀온 것을 비롯 미시간대, 유펜대,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알베르트 루트비히 프라이부르크대 등 주요 대학에서 연수를 한 것도 가장 최신의 치의학 및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연구자로서도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그는 임플랜트 관련 동물실험으로는 우리나라 박사 1호이며, 아울러 NobelGuide를 이용한 시술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양 교수는 “세계적인 치과저널인 ‘Journal of Prosthetic, Dentistry’(JPD)와 ‘Clinical Oral Implants Research(COIR)에 꼭 연구논문을 게재하고 싶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뜻을 이뤄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평소 “SCI 저널 게재에 대해 늘 제1저자가 되도록 직접 연구할 것”과 “연구는 양보다 질”이라는 소신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지난 30여년간 양 교수가 한결같이 지켜온 철학은 무엇일까. 바로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소년이노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과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장자크 루소)라는 두 가지. 


특히 그는 “학문과 인생에 대한 호기심(Curiosity)과 열정(Passion)을 갖고 도전(Challenge)하라”며 “연구도 중요하지만 학생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후학들에게 당부했다. 또 정도가 아니면 가지 말고 불의와 타협하지 말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꾸준히 연구 활동을 하는 한편 치의학 관련 강연, 그리고 환자 진료를 통해 계속적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걸어온 길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그의 인생 ‘제2막’을 기대해 본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