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실기시험 유출
의대생·교수 입건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유출한 혐의로 ‘전국의대 4학년 협의회(이하 전사협)’ 집행부 10명과 교수 5명이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이들은 시험을 먼저 본 수험생이 후기를 작성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나머지 회원들이 내용을 숙지한 후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특히 실기시험 채점관으로 참여한 일부 교수도 학생에게 문제 내용과 채점기준 등을 유출한 것으로 수사결과 확인됐다”고 밝혔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표준화 환자와 모의환자에 대한 신체진찰과 진료태도 등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하루에 60~70명씩만 시험을 볼 수 있어 약 두 달여간에 걸쳐 실시돼 오고 있다.

경찰은 전사협에 전국 41개 의과대학 모두가 참여해 의사시험 문제유출을 공모하고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조사에 따르면 전사협은 지난해 9월 실기시험이 시작될 즈음 시험의 내용을 유출하고 공유하기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며, 먼저 응시한 수험생이 실기시험의 구체적인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면 후순위 응시생들이 이를 숙지한 뒤 응시하는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이 무려 2개월여에 걸쳐 실시되는데도 부정행위 방지와 관련해 형식적인 조치밖에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행정조치를 위해 실기시험 유출자료 등을 보건복지부와 국시원 등에 통보할 예정이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