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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중독 증후군 떴다”
치대교육과 실제 임상 괴리감 한 몫

관리자 기자  2002.09.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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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모원장 일주일에 3~4일 고3 수험생같은 일과 반복 부족한 임상부분 채우기 위한 대안이 세미나 몰두 현상 이후 습관성 나타나 인간이 중독증에 걸리는 것은 비단 술, 마약뿐만이 아니다. 21세기 과학기술 문명의 발달로 생겨난 ‘인터넷 중독증’을 비롯해 ‘일 중독증’, ‘성형 중독증’까지 중독증의 원인 및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각양각색이다. 이렇듯 다양한 중독증들은 이미 하나의 사회 흐름처럼 인간들의 삶 전반에 걸쳐 파고들고 있다. 치과계도 이러한 다양한 중독 현상에 있어 예외는 아니다. 최근 치과계에는 불어닥친 뜨거운 세미나 ‘열풍’을 타고 치과계에도 신종 중독증 생겨났다. 일명 ‘세미나 중독 증후군’이 바로 그것. “공부해서 남 줍니까?” 경기도에 개원중인 P 원장의 하루 일과는 조찬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침 일찍 세미나에 참가한 것도 부족해 낮 동안 진료를 마친 후 그가 찾은 곳은 또 임프란트 관련 세미나 연수회 장이다. 일주일에 적게는 3~4일 많게는 5일, 새벽 별을 보고 나와 저녁달을 보고 들어가는 마치 고3 수험생과 같은 일과가 반복된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P원장은 “이제 워낙 습관이 돼 있어서 오히려 세미나 없이 일찍 집에 들어가는 날엔 뭔가 할 일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P 원장의 이러한 일상은 학교를 마치고 처음 치과를 개원하던 시기부터 은연중에 몸에 베어버린 일종의 습관이다. “치대시절 배웠던 부분과 임상에서의 실전은 그 차이가 크지요. 개원 초 진료를 하다 당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는 P 원장. 그러다 보니 부족한 임상부분을 채우기 위한 대안책으로 자연스럽게 이곳 저곳 세미나를 들으러 다니며 세미나에 몰두하게 됐고 이제 몰두 수준을 넘어 중독이 됐다. 게다가 요즘은 한해 2천여건이나 개최되는 어마어마한 세미나 열풍 덕에 왠지 더욱더 분주해 진 것이 사실이다. 이 세미나를 듣고 나면 저 세미나도 들어야 할 것 같고 또 다른 세미나도 꼭 필요할 것 같기 때문. 그래서 P 원장은 매주 치과계 신문에 실리는 세미나 광고를 일일이 스크랩 해 체크하고, 동료의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세미나 얘기만 나오면 자연스레 두 귀를 쫑긋 세운다. 그리고 주변 동료들이 참여했다는 세미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고 직접 참여해야 만 직성이 풀린다. P 원장은 처음엔 “공부해서 남 주나요”라며 세미나에 몰두하는 자신을 당당하게 내세웠지만 점차 대화가 깊어지고 긴장이 늦춰지자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새롭게 쏟아지는 최신지견을 습득하지 않으면 왠지 나만 도태되고 낙오자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더욱 세미나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P 원장의 얘기만은 아니다. 실제로 지명도 있는 한 세미나 연자는 “갓 개원을 시작한 30대에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전 임상 접목 시 생기는 괴리로 인해 답답함과 혼돈을 많이 느끼게 되는 시기”라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세미나를 통해 풀려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이 연자는 또 “실제로 갓 졸업을 하고 개원한 30대 초반에서 중반의 원장들이 세미나 참석률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으며 “최근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최신지견과 수천 건의 세미나들이 이들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무차별적 수용 역기능 우려 또 다른 세미나 연자는 “현재 보철이나 임프란트 분야가 각광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구강외과나 보철과 이외의 기타 비전공자들은 과외로라도 임프란트 시술을 습득하기 위해 사설 세미나에 단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실제로 이들 중에는 특히 임프란트 세미나 중독증으로 분류될만한 치과의사들이 꽤 있다”고 귀뜸했다. 학창시절만큼 뜨거운 학구열을 불태우며 세미나 중독증에 이를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치과의사들. 치과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는 양질의 진료, 치과계의 전반적인 임상의 질 향상 등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세미나를 무차별적으로 수용하게 될 때에는 오히려 역기능이 작용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최근 세미나 중독에 빠진 동료나 후배 치과의사들을 꽤 접한 적이 있다는 치과계 원로격인 K 원장은 “세미나를 열중해 듣는 것은 좋지만 그 맹점은 피해 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K 원장은 “일반 사설 세미나에서 최신지견이라고 가르치는 노하우들인 경우 실제 텍스트로서는 인정받지 못한 것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며 “그럼에도 실전 경험이나 미약한 치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