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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치의학이 서야 임상이 산다
기초 치의학 붕괴 우려감 증폭

관리자 기자  2002.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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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지원등 육성책 마련시급 기초치의학의 연구결과에 바탕하지 않은 임상치의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이에 치과계 안팎에서는 기초치의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 기초치의학은 치과대학 과목중 예방치학, 구강병리학, 구강해부학, 치과재료학, 구강생리학, 구강미생물학, 치과약리학, 구강생화학 등 8개 과목을 지칭한다. 현재 11개 치과대학의 기초치의학 분야는 교수 인력면에서, 연구비 지원면에서 매우 열악하며 기초치의학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수 면에서도 열악하다는 사실이 지적돼 왔다. 기초치의학교실 8개가 각 치대에 모두 설치돼 있는지, 치과대학의 기초치의학교실에서 치대를 졸업한 조교의 숫자가 몇인지를 알면 기초치의학 연구인력의 수급을 예측할 수 있다. 고재승 서울치대 교수는 기초치의학 분야가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 중 기초치의학 분야를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 치의학은 지나치게 임상치의학 쪽으로 치우쳐 발전해 왔으며 경제적인 면에서 임상치의학에 연구인력이 많이 몰렸을 뿐만 아니라 기초치의학 분야의 연구장비 부족이나 연구비 및 운영자금이 부족한 점이 기초치의학 부실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현상은 전 치과대학에 공통된 것이라는 판단이 기초치의학 붕괴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재일 서울치대 교수는 △임상치의학 위주의 병원 분위기 △경제적 불안감 △졸업후 진료 및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기초치의학 연구기반 및 여건 열악 등을 치대졸업자들이 기초치의학을 꺼려 하는 이유로 꼽고 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임상치의학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예전 기초의학연구비가 있던 것이 어느새 없어진 현실에서 기초치의학 연구지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며 소위 경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기초치의학 분야의 연구지원의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부 기초의과학육성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신제원 경희치대 교수는 그야말로 연구중심으로 운영될 치의학전문대학원의 도입과 함께 기초치의학을 살릴 방안을 마련하고 연구인력의 확보와 기초치의학을 육성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경제적 이유로 치대졸업자가 기초치의학을 외면하는 것은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병역특례제도 등 기초치의학쪽으로의 유인방법 등을 고안해 내야 할 것으로 제안했다. 신 교수는 현재 기초의과학육성위원회 차원에서 복합학위과정의 시행이나 기초의과학 교수풀(Pool)제도 실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고재승 서울치대 교수는 조교 및 전공의 등 최소한의 인원도 못갖추고 연구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초치의학에 대한 중요성 인식 부재를 지적하고, 치대 학생때부터 기초의과학의 중요성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초치의학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수반되어야 할 것임을 빼놓지 않았다. 고 교수는 이를 위해 상대적인 박탈감 해소 차원에서 급여등 문제를 해결하고, 병역문제 뿐만 아니라 각종 인센티브를 제안해 기초치의학을 되살려야 할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를 통해 기초의과학 핵심분야에 대한 중장기적인 연구 거점기관으로 삼고, 여기에 기초치의학 분야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연구비 지원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초치의학계의 관련자들은 기초치의학 회생방안으로 임상치의학 못지 않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충분한 연구비와, 사명감을 갖고 기초치의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임상의 못지 않은 생활보장이 뒤따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기초치의학회 관련 학회의 활성화에 전 치과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전했다. 지난해 10월 치협 산하 7개의 분과학회가 참여해 기초치의학협의회(회장 고재승)가 출범됐으며 오는 11월 초순경 처음 기초치의학만의 학술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 기회를 통해 기초치의학 분야의 학술연구결과 발표를 한자리서 제공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듯 기초치의학 분야의 교육 및 연구에 관한 정책 개발과 기초치의학회 학술활동 지원, 산학 협동연구 개발 및 지원, 치의국시에 관한 연구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하게 될 기초치의학협의회의 활동에 치과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김상구 기자 ksanggu@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