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경제적 보상적고 일복 터지는데…
“교수 왜하냐” 회피현상 가속

관리자 기자  2002.11.25 00:00:00

기사프린트

일부 치대 특정과 몇달째 못구해 발동동 까다로운 자격요건도 ‘큰몫’ 교단 붕괴 우려 지방의 A치과대학은 요즘 교수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벌써 올해 들어 두 번에 걸쳐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없어 4명의 교수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측은 내년까지 공개채용을 다시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서울의 B치과대학 관계자도 현재 1명의 교수를 채용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4개월간의 공고 기간을 가졌음에도 불구, 특정과목에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고 허탈해 했다. 최근 이같이 치대 교수채용에 있어 일부 과목에서 지원자가 없는 등 치대 교육의 위기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A치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A교수에 따르면, “수련을 받고 있는 전공의들 대다수가 개원을 위한 목적이 거의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고백하면서 “‘교수직’이 선망의 대상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도 한참은 지난 것 같다”고 토로했다. A교수는 “이러다가 치대교육이 되려 퇴화하는 건 아닌지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A교수는 이런 시대적 흐름의 원인으로 대략 ▲경제적 요인 ▲자유로운 여가생활 불가 ▲까다로운 자격요건 ▲정부의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 등을 들었다. 교수 지원을 회피하는 요인 중 가장 큰 원인은 투자한 시간과 비용에 비해 보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가령 지방 B치대 교수는 “처음 부임하고 받은 봉급이 대학 졸업 후 페이닥터로 있는 후배의 봉급보다도 훨씬 작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는 괴로웠던게 사실이었다”며 “물질적인 면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인 재정적 뒷받침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적 요인과 더불어 교수들이 큰 불만으로 여기고 있는 부분은 바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환자보랴, 강의하랴, 연구논문 쓰랴, 이외 관련학회 신경쓰랴, 외부 강의까지…. 그야말로 ‘시간이 없어서’ 다른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다. A교수 경우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0시전에는 집에 들어가 본적이 없는데도 그날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스스로도 왜 이리 업무가 많은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A교수는 “바쁜 업무로 인해 학생들과 환자들을 좀 더 돌보지 못할 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교수 채용을 어렵게 하는 한 요인은 바로 교수 자격요건이 매우 까다롭다는 것이다. 보통 해당 전공분야의 최근 연구물 중 국제논문을 포함한 논문을 여러 편 제출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특정대학 출신 학위 소지자의 채용제한 등 교수 채용 요건을 충족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방의 B교수는 “솔직히 공직에 뜻이 있는 이들도 막상 자격요건에서 미달해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채용요건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의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도 교수에 대한 꿈을 접도록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지방 C교수의 경우는 12년 동안 벌써 5번이나 대학을 옮겼다. 일부 자신 스스로 옮긴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대학의 교수정원이 줄어들거나 배정됐던 자리가 아예 없어져 옮긴 경우라고 전했다. C교수는 “정부에 의한 각 대학 교수정원의 고무줄 배정과 대학간의 얽혀있는 이해관계 등 자주 바뀌는 교수의 정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지방대보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풍토, 교수 충원의 불규칙성, 지역 연고주의 등도 교수채용에 있어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A교수는 교수 지원자 감소와 관련, “앞으로 의료시장 개방 등 의료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우리 나라 미래 치과계 교육을 담당할 실력 있고 유능한 젊은이들의 교수 지원이 점점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무척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모 대학 교수에 따르면, 심지어 어느 대학에서는 모교를 살리기 위해 동창회 등을 통해 교수채용 홍보를 실시, 필요한 교수 인력을 충당하는 눈물겨운 사연도 있었다고 귀뜸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