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선 개념 인식부족·연구 필요성 제기
난쟁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나노스’에서 유래한 용어로 10억분의 1밀리미터를 다루는 나노기술. 즉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을 의미하는 기술로 선진 외국에서는 초미세 세계를 다루는 정밀도를 바탕으로 의학, 전자, 에너지 등 모든 산업에 혁신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서도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중인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이 지난 4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활동에 들어가 오는 12년까지 10년간 정부자금 1000억원 등 총 1286억원을 투자해 극미세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공정기술과 장비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선진외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국내서도 나노기술에 대한 붐이 일어나는 것에 비해 치의학계서의 나노기술은 그 개념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어서, 뜻있는 학자들이 조심스레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자성어태치먼트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의 아이치제강은 자사제품 ‘MAGFIT’생산시 나노기술을 적용, 100~150나노미터의 미세결정으로 이뤄진 플래티늄(Pt), 철(Fe)을 사용해 기존의 자석보다 10배나 자성이 강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金璟南(김경남) 연세치대 치과생체재료학 교수는 향후 나노기술이 치과계에도 활용범위가 넓을 것으로 전망하고, 나노결정 금속의 경우 강도, 성형성, 주조성이 좋은 특성이 있어 치과용 임프란트나 수복재에 적용이 가능하고, 온열 및 자기적 특성을 이용한 치료재료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金 교수는 이어 지금까지 나노기술이 치과계에는 생소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치의학이 세계 치의학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며 향후 나노기술이 국가과학기술경쟁력의 척도가 될 수 있는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희치대의 L교수는 ADA(미국치과의사회)가 지난 3년전 나노기술의 전망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나노기술이 치아 상아세관의 미세한 구멍을 막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고한바 있지만, 국내서는 아직 나노기술이 치과진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로 활발히 연구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L교수는 이어 장기적으로 치의학분야서도 나노기술에 관심을 기울여야겠지만, 우선 치의학에서의 연구목표 설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태성 전북치대 교수는 나노기술은 연구의 분석수준을 좀더 미세한 부위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지만 아직 치의학계서 효과적으로 많이 활용되지는 않는 실정임을 밝히고, 나노수준의 분석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분석장치의 발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제언했다.
서울치대의 모 교수도 복합레진 등의 경우 나노기술의 소산인 미세한 입자 등을 통해 화학·생물학적 반응에 안정적인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명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골접합성 향상을 위한 조직공학용 재료등에 나노기술이 적용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치과계도 나노기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金光滿(김광만) 연세치대 교수는 굳이 나노라는 명칭을 거론한다면 치과계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40나노미터(0.04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복합레진 충진재 입자가 사용되고 있음을 우선 거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좀더 정밀한 수치제어가 필요한 분야에 나노기술이 발전되야야 함은 물론이지만 모든 분야에 나노기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金 교수는 의약품이나 치료 재료, 반도체 분야 등에서 나노기술이 집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겠지만 나노기술의 사용으로 인한 비용효과적인 측면도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임을 지적했다.
김상구 기자 ksanggu@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