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을 뒤흔드는 가운데, 사건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몇몇 치과가 파손되고, 불타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본 치과 중 하나는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점에서 불과 1마일 떨어진 ‘Chicago Lake Family Dental’이다. 시위대는 지난달 29일 자정, 치과에 들이닥쳐 유리로 된 출입문을 비롯해 컴퓨터, 개인 보호 장비, 카메라, 시계 등 장비들을 파손하고, 치과에 불을 지르기에 이르렀다.
해당 치과의 알리 바바라위 원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사태가 있고 한참이 지난 오전 7시였다. 그의 치과 옆의 서점은 잿더미가 돼버렸고, 길 건너편 식당이 있었던 자리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잔해들만이 쌓여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치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가, 진료를 재개한 지 이틀 만에 이번 피해를 본 것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전했다. 현재 바바라위 원장은 재산 손실이 50만~100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하고, 보험 회사와 연락을 취하는 등 피해 극복에 힘쓰는 중이다.
바바라위 원장은 “주변이 마치 전쟁터와 같았다. 다음 날 아침까지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슬펐지만, 더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랬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다행히 곳곳에서는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빗자루와 양동이를 든 수십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그의 치과를 방문했으며, 샌드위치를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 또 치과 피해 복구를 위한 온라인 모금에서는 6만 달러가 넘게 모이고 있다.
바바라위 원장은 “수많은 도움의 손길에 감사하며, 직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곧 치과를 원 상태로 회복해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위는 지난달 26일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경찰의 강경 진압 문제가 불거지며 일부에서 방화·약탈 등을 동반한 폭력 시위로 얼룩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