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 등록 2022.12.14 11: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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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상호간의 소통은 항상 중요한 일입니다. 본인의 의도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확실히 전달함으로써 적절한 노력으로 기대했던 반응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적, 시간적, 절차상의 여러 이유로 이러한 의사 전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처음의 시작 자체가 잘못된 경우에 그 내용을 전달받은 입장에서 잘못 해석하여 판단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관계에서 오해가 생기면 상대방에 대한 생긴 선입감으로 인하여 그 이후부터는 제대로 된 메시지가 전달되어도 곡해할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간단한 다른 생각이 아니라 그것이 완전히 반감으로까지 발전한다면 매우 난감해집니다. 우리 치과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겠습니다.

 

우리들은 일상으로 환자분들 검진하고, 방사선 검사 후 진단해서 치료계획을 세우고 상담하고 치료 및 관리를 진행합니다. 그러한 최선을 다하는 과정들이 우리 의료진에게는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치과에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러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긴장되고,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며 매우 지루하고 싫은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와 상담을 받을 때의 심리상태는 약간의 긴장감과 경직된 상태가 되고, 그에 따라서 통상적으로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루어지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때와는 다르게 뭔가 원활하지 않고 일방적인 전달이 되면서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가 아무런 증상 없이 정기검진차 방문 시에도 기본적으로 방사선사진을 찍어서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부위를 체크하고, 치석제거를 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소요는 보통인데 의외로 그런 일련의 과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부분 그냥 그렇게 하자고 하면 그 자리에서는 거부하지 않고 따르면서 나중에 돌아서서 그런 부분을 일방적으로 느끼게 되고, 그 때문에 치과를 방문하는 것을 다른 병원에 가는 것보다 꺼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한 번 방문하면 꼭 뭔가를 치료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이 왜 필요하고 본인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을 잘 듣고 환자 스스로 잘 이해해서 이후의 진료를 선택해야 하는데 등 떠밀리듯이 엉겁결에 받게 되면 뭔가 불편할 것입니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복잡한 치료내용일 경우에는 더욱 그럴 수 있으며 그런 과정 중에 ‘오해’가 싹트게 됩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치과에 그냥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검진받던 누운 상태에서 간단하게 몇 마디를 뭐라뭐라 하더니 바로 스케일링을 해버리더라는 이야기까지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본인은 이 상황을 ‘당했다’고까지 표현하더군요. 불쾌해서 다시는 그 치과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요. 아마도 당일에 서둘러 해드리려는 마음에 빨리 진행하느라 설명이 간단했나본데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니 이 또한 오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기실에서 나중에 온 환자가 먼저 진료실로 들어가면 환자분들은 매우 언짢아합니다. 실제로는 그 환자가 먼저 와 있었고 잠시 대기실 밖에 있다가 들어오셨다고 설명드리면 그제서야 오해를 푸시게 됩니다.

 

환자 검진 후 치료방법에 대한 상담을 드릴 때에 왜 주치의가 다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일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큰 뼈대는 주치의가 설명하고 세세한 내용들은 더 꼼꼼하게 치과위생사 전문선생님이 해주시는 것이다라는 설명을 다시 듣고서야 수긍을 하시는 표정이 됩니다. 치과 치료를 받고 더 아파지거나 불편해지면 치료과정의 실수라고 판단을 해버립니다. 합병증에 대해 미리하면 사전 예고된 설명이 되지만 오해가 생긴 후 나중에 하면 변명이 됩니다.

 

최근의 의료 환경은 환자분들이 이전보다 점점 더 적극적으로 진료의 전반적인 과정을 확실하게 알고싶어 합니다. 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환자의 권리의식이 강조되며 SNS를 통해서 정보가 쉽게 공유되면서 보다 더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환자는 의료진에게 보다 더 확실한 의사전달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환자와 의료진 간 의사소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경우에는 의료진이 환자로부터 더 자세한 관련 정보를 습득해 정확한 진단과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질환에 대한 환자의 이해도가 자세히 설명해주는 병원에 대한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져서 추후 결과 또한 향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로 상호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 일방적인 내용전달만 하는 경우라면 그 전보다 훨씬 복잡하게 오해의 대립상황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상담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로 의논하는 과정’이라고 되어있으니, 그렇다면 치과 상담이란 ‘치과적 문제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환자와 의료진이 서로 의논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병원에서 환자에게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과정만이 아닙니다. 객관적인 환자의 상태를 평가해 잘 전달하고 세부적인 치료 내용은 환자의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추천하고 상의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환자에게 해줄 방법을 결정하게 도와주는 것이 소통과 상담의 목적일 것입니다.

 

저와 우리 모두의 진료공간에서 환자분이 ‘오해’를 하지 않고 서로 ‘오예(Oh Yeah)’를 외치며 행복해할 수 있도록 서로 교감이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승준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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