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폭염 교차 치과 관리 ‘빨간불’

  • 등록 2024.07.17 20: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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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시설물 침수·냉방병 피해 우려
안내문 부착·적정 온도 설정 반드시

최근 폭우와 폭염이 교차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치과 내부 안전 및 환자 관리에 대한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국지성 ‘물 폭탄’과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이 이제 일상이 되고 있는 만큼 치과에서도 시설물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양한 기자재와 설비는 물론 수시로 드나드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는 개원 치과의 경우 이 같은 상황이 진료에 차질을 줄 뿐 아니라 환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한층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 5월 말부터 평균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범상치 않은 날씨가 수십 일째 이어지면서 치과에서는 냉방기를 둘러싼 ‘샅바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의 적정온도가 모두 다른 만큼 더 시원한 공기를 원하는 환자와 하루 종일 원치 않은 냉방에 노출 돼야 하는 직원들의 생각에는 간극이 적지 않다. 이는 치과 구성원 및 환자들의 편의뿐 아니라 건강권과도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소재다.


서울 강북 소재 한 치과의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 A씨의 경우 머리 바로 위에 에어컨이 식립돼 있다. 몸이 차다는 소리를 달고 사는 그의 입장에서 여름의 치과는 고통과 인내의 연속이다. 거듭되는 냉방병을 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끄면 다른 스탭이나 환자들의 항의를 받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하소연이다.


전문가들은 조금 불편하겠지만, 건강한 냉방을 위한 노력을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덥더라도 실내외 온도 차이를 5℃ 이하로 유지하고 1시간 에어컨 가동 후에는 30분 정지, 2시간마다 5분씩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여름철 올바른 실내 공기 관리법이다.


# 사전 안전 조치, 책임 비율 낮춰
반면 경기도 소재 B치과의 여름은 폭우와의 전쟁이다. 구축 상가 복도 끝에 위치한 관계로 잠깐만 한눈을 팔면 외부 창문 틈을 통해 흘러 들어온 빗물이 치과 입구 쪽으로 넘어 들어오기 일쑤다. 당장 내원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데다 고령 환자가 많은 해당 치과의 특성상 낙상 등 위험 요소 역시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치과에서는 70대 환자가 내부 물기 때문에 미끄러져 수술을 받게 되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 전액을 배상하라는 요구를 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진료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고의 경우 배상책임보험으로는 처리가 어려운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이런 경우 침습이나 누수에 의한 2차 피해도 고려해야 하는 변수다. 공동 건물을 사용하는 경우 부주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우리 치과뿐 아니라 이웃 상가의 피해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치과 주변 창문이나 방화문 등 기본 시설물의 개폐 여부를 꼼꼼히 챙기고 확인하는 것이 기습 폭우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언급했다. 특히 유니트 체어나 계단, 대기실 등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나 손잡이 등을 설치하는 한편 고령 환자들을 위해 낙상주의 안내 표지판을 부착하는 등의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시각적으로 경각심을 심어 미리 사고를 예방할 뿐 아니라 만에 하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의 비율을 일정 부분 낮출 수 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치과 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기 때문이다.

윤선영 기자 young@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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