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이다. 파리올림픽 금메달 시상식 직후 공식석상에서 선수의 폭탄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감독과 협회를 겨냥하여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부상과 재활 과정을 겪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표팀에 너무 많은 실망을 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어떠한 상황인지는 점차 밝혀지겠지만, 선수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부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변화와 준비가 중요하다. 감독과 협회는 성적을 중요시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의료진에게 선수의 건강을 관리하고 선수의 의견을 청취하는 데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겠다.
대표팀의 부상 선수 관리 체계와 훈련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을 보면, 성적 향상을 위하여 선수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서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출전이나 훈련이 결정되는 상황도 문제이거니와, 선수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예방하는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선수와의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한 문제였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건강이다. 운동 경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성적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몸을 다치면서 쟁취한 승리가 올바를 수 있을까? 운동이란 원래 건강과 즐거움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체계적으로 선수의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경기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는 이미 도래하였다. 스포츠의학·한의학뿐만 아니라 스포츠치의학을 통하여 선수들과 생활체육인들이 부상으로부터 보호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중국 삼황오제 때의 명의(名醫)인 편작 이야기는 질병이 악화된 이후 치료보다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일화로 유명하다. 편작은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고 할 정도로 명성이 높았지만 의술에 있어 편작의 두 형님을 더 높게 평가하였다. “제 맏형님은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표정과 음색으로 이미 그 환자에게 닥쳐올 큰 병을 알고 미리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는 의사가 자신의 큰 병을 치료해 주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또한 둘째 형님은 큰형님보다 못하긴 하셔도 병이 나타나는 초기에 치료하므로, 그대로 두었으면 목숨을 앗아갈 큰 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들 눈치채지 못합니다. 이 탓에 제 형님들은 가벼운 병이나 고치는 시시한 의사로 평가 받아 그 이름이 고을 하나를 넘지 못하지만, 저는 이미 병이 크게 될 때까지는 알지 못해 중병을 앓는 환자들을 법석을 떨며 치료하니 제 명성만 널리 퍼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하여 중한 병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예시이다. 큰 고통을 겪은 뒤에야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에서는 특히나 선수가 다치지 않도록 예방하고 선수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을 기본으로 중시하는 스포츠치의학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올림픽 중계를 통하여 권투와 태권도 등 격투기 선수들뿐만 아니라, 아이스하키, 럭비 등 구기 종목에서도 마우스가드를 한 선수들이 눈에 띄고 있다.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매주 진료를 통하여, 스포츠 부상 예방 및 치료 등 선수들의 능력 향상을 위하여 우리 치과의사들은 봉사와 헌신을 하고 있다. 향후 국가대표 등 전문 선수들뿐만 아니라, 생활체육 현장에서 그리고 학생 선수들까지도, 마우스 가드 사용을 의무화하여 치아 및 얼굴 손상을 예방하고, 모든 운동 경기에 팀닥터로서 치과의사가 참여하여 선수들을 보호하고 경기력 향상과 소통을 위한 역할을 할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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