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의 완성 :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의 구강건강증진 방안

  • 등록 2024.10.16 17: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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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앞집은 할머니 혼자 계셨는데, 1층 앞 화단을 얼마나 잘 꾸미시던지? 예쁘게 단장된 화단을 보며 흐뭇했었다. 정원은 꽃과 나무로 매일 가꾸셨지만, 치매가 있으셔서 잘 몰라보시고 일상생활을 잘하실지 걱정되곤 했었다. 이따금씩 자식들이 찾아와 들리는 앞집의 실랑이 소리에 걱정이 되었던 적이 많았었다. 몇 년 지속되던 시끄러움도 갑작스런 인테리어 공사로 사라졌고, 할머니도 더 이상 뵐 수 없다. 어디로 가셨는지? 물어봐도 답을 들을 수 없었고, 어디에 가셨더라도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요양원에 들어가기 싫어하고, 자식에게는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르신들의 마음과는 달리 고령화 사회에서는 요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우리나라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인구는 대략 100만 명이 넘는다. 이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에 입원해야 하는 노인은 15만 명, 간병과 식사, 주거 등 돌봄만 있으면 집에서 지낼 수 있는 노인인구는 85만 명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비율이 점차 상승하여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치매, 중풍 등 질환으로 인하여 일상생활 영위가 힘든 노인성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신체활동 및 일상생활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노후 생활의 안정과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2008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신청대상으로는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노인장기요양보험 가입자(국민건강보험 가입자와 동일)와 그 피부양자 그리고 의료급여수급권자로서 65세 이상 노인과 65세 미만의 노인성 질병이 있는 환자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크게 요양시설에 장기간 입소하여 제공되는 시설급여와 가정을 방문하여 신체활동 및 가사활동으로 지원되는 재가급여, 그리고 가족요양비로 지급되는 특별현금급여로 구분되고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급여대상자에게 기본권리인 음식 섭취와 관련된 구강건강관리 지원 서비스는 전무한 실정이다. 구강건강이 전신 건강의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복지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요양시설 환자의 구강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이 확립되지 않아 이에 대한 지원이 제외되어있다. 치과의료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 기준 노인인구는 986만 명이고, 이 가운데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수는 143만 명, 인정자 수는 110만 명이었다. 전년 대비 신청자는 5.9%, 인정자는 7.7% 늘었으며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하여 구강건강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노력하여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노년기 구강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따라,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는 구강관리 서비스 신설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였으나, 주로 전신질환 관련 신체활동 및 가사활동 지원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구강건강관리와 관련된 지원은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하지 않는 노인들의 치과 이용률은 점차 증가한 반면, 노인요양시설 등 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경우 치과 접근성이 낮아 구강건강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구강건강 향상이 필요함은 너무도 당연하며, 이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장기요양기관 평가 제도에는 세면, 목욕 등 ‘청결도움’의 하위 개념으로 구강관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올바른 평가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노년기 삶의 질이 중요한 상황에서, 노인장기요양 보험 대상자의 구강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의 특성(등급별, 이용 시설별 등)에 따른 구강건강 관리 현황 및 치과 이용 현황 등을 분석하고, 평가 지표를 도입하여 구강건강 증진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치과진료인의 역할 확대뿐만 아니라 진정한 효도를 기대할 수 있겠다. 이참에 치과의사가 요양치과병원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면, 진정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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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석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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