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 산림치유사 자격 치과의사만 ‘패싱’

  • 등록 2025.02.19 21: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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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의학·약학 등 응시 가능 학과서 치의학 빠져
‘해부학’ 응시 인정과목 불구, ‘구강해부학’은 불인정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치과계에도 노인 돌봄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치매 예방을 돕는 일부 국가전문직종에 의료인 중 치과의사만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산림청에서 발급하는 국가전문자격증인 산림치유지도사(이하 산림치유사) 응시 조건에 치의학과가 포함되지 않은 것인데 치매 예방 관리에 구강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산림치유사는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문가다. 치매 환자와 어르신들의 정서적 교류와 건강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현재 몇몇 정부기관, 지자체, 치매센터 등에서 치매 예방 사업의 일환으로 산림치유사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신 건강과 밀접한 구강 건강을 다루는 치과의사는 산림치유사가 될 수 없는 실정이다. 산림치유사 응시가 가능한 전공 목록에서 치의학과는 빠진 것인데, 의학, 한의학, 약학은 물론 물리치료, 작업치료, 임상병리 등 다양한 보건·의료학과가 포함된 것과 대조적이다.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더라도 산림청에서 제시한 연관 과목 77개 중 3개를 이수하면 응시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치과는 배제된 모양새다. 가령 ‘해부학’은 인정되지만 ‘구강해부학’은 인정되지 않는 모순적인 기준도 논란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치유사는 ‘산림을 기반으로 한 치유’가 핵심이며 보건·의료·간호 분야와의 밀접성을 고려했다”며 “수의학과 등 다른 학과에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산림 내에서의 건강 증진을 고려했을 때 특정 학과가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치매와 구강 건강의 깊은 연관성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서울대·경희대의 최근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치아 상실이 치매 위험을 3.6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치주질환, 저작기능 저하 등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치매 환자의 경우 구강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치과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치과계는 현재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치과의사의 역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치협도 관련 정책 지원을 위한 특위를 만들었고, 치협·스마일재단 등 유관 단체가 모인 ‘대한민국 구강돌봄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에서도 산림치유사 응시 자격과 관련해 정기적인 심사를 통해 관련 학과 및 연관 과목을 선정하고 있으며, 대학 및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경우 변경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치과계의 제도 개선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산림치유사 응시 제한 문제는 결국 치과의사의 활동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치대 교육과정 변화 등 치과계가 제도적 장벽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지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회장은 “산림치유가 단순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과 정신 건강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면, 치의학이 배제된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치주질환과 전신질환의 연관성, 구강 건강과 면역력의 관계, 치과적 치매 예방 효과 등을 강조해 치의학을 포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상관 기자 skchoi@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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