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수상에 과분한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치의학 발전에 미력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해형 단국치대 교수(치과생체재료학)가 제51회 치협 대상(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치과의사이자 대학에 근무하는 기초 치의학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큰 영광”이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1987년 단국치대를 졸업했으며, 1999년 일본 도쿠시마 치학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부터는 공직에 들어 원광치대와 단국치대 교수로 재직하며 현재까지 후학 양성을 위해 헌신해 왔다. 이 교수는 대한치과재료학회 회장, 한국연구재단 전문평가위원, 한국치과재료학교수협회 회장, 대한치의학회 자재이사 등 학회 활동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Academy of Dental Materials(ADM, 세계치과재료학회) Fellow(석학 회원), World’s Top 2% Scientist(Stanford University/Elsevier) 등 세계적인 학회 및 기관에서도 그의 학술적 위상과 역할을 공인했다. 또 최근 10년간 주요 SCI 학술지에 주저자 38편, 공저자 6편 등 총 42편의 논문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전공 서적 ‘치과재료학(8판)’을 공저하는 등 우리나라 치과재료학의 발전 및 후학 양성에 온 힘을 쏟았다.
학내 요직을 거치면서 기여한 공로도 주목받고 있다. 단국치대 학장과 치의학연구소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교육부 지원 이공계 대학중점연구소인 조직재생공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 재료학 불모지 속 피어난 만학도 열정
이 교수는 원래 개원의로 활동하다 지난 1995년 일본으로 건너가 박사 학위를 받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공중보건치과의사를 거쳐 몇 년의 개원의 활동 중 치과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 모교에 치과재료학 담당 교수가 없었던 점도 개원을 접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계기”라며 “마침 일본 도쿠시마대 치학부 교정과에 먼저 유학했던 동기 형의 추천으로 같은 대학 치과이공학교실에 입학해 4년간의 박사과정 이후 기초교실 교수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다소 늦은 시기에 학업을 시작했지만, 초기의 진료 경험은 저의 교육과 연구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치과의사 및 공직 재직 기간 동안 그에게 가장 빛나는 ‘별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이 교수는 “대학원 과정의 유학 경험 그리고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치과대학을 방문하거나 연구교수로 활동해 오면서 견문을 넓혀 왔다”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1인 교수로 시작한 저의 치과생체재료 연구실이 우수한 후임 교수들을 유치하고, 이제는 세계 수준의 연구 집단으로 성장한 것이 제일 큰 보람”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항상 연구 결과와 교육의 연계에 신경을 써오면서 다수의 국제학술지에 치과재료에 대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고, 특히 지난 2022년 국제치과재료학회인 ‘Academy of Dental Materials’의 Fellow로 선출된 것이 큰 영예라고 이 교수는 되짚었다.
그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치과재료학 위상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이 교수는 “오늘날 디지털 치의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생체재료와 조직재생공학 분야에서도 치과재료학은 기본 근간이 돼 왔다”고 전제하며 “우리나라의 치과재료학은 단순 소재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다변화를 통해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의 치과산업과 더불어 이제는 학문적으로도 세계를 리드하는 분야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치의학자 또는 교육자로서의 지향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저는 보철·수복재료에 관심을 갖고 강의와 연구를 해왔다”며 “앞으로 그간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치기공 과정과 지르코니아 등 캐드캠 블록 재료의 개발에 관한 기술과 교육에 대한 자문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치의학 및 치과 의료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학들을 위한 조언에도 학자, 교육자로서의 본령이 우선했다. 이 교수는 “대학 시절에 ‘Art and Science of Operative Dentistry’라는 교과서를 처음 접하고 그 제목이 뜻하는 바에 감명 받았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 치과 의술에는 예술적인 면이 있으며 동시에 그 결과와 수명에는 과학이 있다. 대학에 있는 교수 또는 기초 분야만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치과용 재료가 범람하는 오늘날은 진료 과정의 작은 팁이나 그와 연결된 치료 결과에 대한 예후의 보고로도 값진 연구 결과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임상 치과의사들도 진료 활동과 또 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