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초저수가 대형 치과에서 연이어 임플란트 환자 사망 사고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사이 같은 치과에서 또 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저수가 덤핑 구조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비판과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경찰은 최근 서울 강남 A치과에서 환자가 임플란트 시술 도중 사망한 사건이 접수돼 현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한 종편 채널 보도에 따르면 최근 A치과에서 사망한 환자 B씨는 치료 당일 치아 17개를 발치하고 임플란트 8개를 식립했으며, 이후 두 번째 수술에서 임플란트 10개를 추가 식립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다. 이미 지난해 같은 치과에서 숨진 환자 C씨의 경우 임플란트 치료 중 국소마취제 독성 반응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나온 바 있다.
본지가 A치과와 관련된 사고 및 사건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저수가 덤핑과 환자 유인, 과도한 영리 추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일련의 사망 사고 외에도 초저가 이벤트 광고를 보고 해당 치과를 찾았다가 추가 진료를 강요받았다는 환자들도 적지 않았다. 환자 D씨는 임플란트 시술비를 전액 선결제한 뒤 치아를 발치했지만, 임플란트 시술을 하루 앞두고 돌연 해당 치과로부터 상담만 받았던 어금니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임플란트 치료도 진행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D씨는 “어금니 치료는 이전 치료가 끝난 뒤 상담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를 임의로 치료 계획에 포함시켰다”며 “치료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고 항의하자 그제야 사과했지만 이후에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격분했다. 현재 D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치과 측에 내용증명도 발송한 상태다.
환자에게 지인을 소개하면 10만 원의 현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한 정황도 드러났다. 현행 의료법에 의하면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 개원가 “터질 것 터졌다” 공분
이처럼 왜곡된 치과 운영의 밑바닥에는 철저한 박리다매식 저수가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저수가로 유지되기가 불가능한 진료 여건에서 운영을 지속한 만큼 해당 치과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오류와 불법 행위들이 만연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A치과 환자 사망 사건 이후 약 2개월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뒤, 해당 치과 원장을 폭행과 근로기준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명세서 미교부 등 7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총 18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노동부의 현장감독 결과 A치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환자를 대거 유치한 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과도한 업무를 부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숙련된 의료진의 이탈이 반복됐고, 신규 직원 중심으로 인력이 운영되면서 의식하진정법 등 숙련도와 지속적인 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한 진료 분야의 안전성이 저하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망 사고를 접한 일선 치과 개원가에서는 저수가 구조로 축적된 악순환의 고리가 결국 무너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E원장은 “저수가 경쟁이 심해질수록 결국 수익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환자에게 더 많은 시술을 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된다”며 “가격 경쟁의 비용을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고, 결국 환자 안전이 담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치협은 이와 같이 국민 구강건강을 위협하는 일부 치과들의 일탈을 근절하기 위해 ‘의료법 위반 치과 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를 설립, 운영 중이다. 신고센터는 치협 홈페이지 초기화면 하단의 배너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불법의료광고, 사무장치과, 1인1개소법 위반, 과도한 위임진료, 과잉진료, 환자유인알선 등 의료법을 위반한 치과에 대해 치과의사 회원은 물론, 국민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염혜웅 치협 홍보이사는 “이제는 저수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환자들이 치과를 선택할 때 치료비만으로 치과를 선택한다면 이와 같은 극단적 사례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치과계 차원의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협회장 직무대행은 “연이은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 관계기관의 조사결과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치협도 불법 저수가 유인광고 피해 홍보영상을 제작하여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국회 관계자들을 계속 면담하며 불법 저수가 유인광고 피해 근절을 위한 법령개정이나 윤리위원회를 통한 자율징계를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