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치과의료가 여러 복합적인 위기에 놓인 가운데 비급여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국민의 치과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치과의료 인력의 수급·교육 체계까지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이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치과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과 정책개발’(연구책임자 정세환)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연구팀은 진료비의 가계 부담, 소득에 따른 치과 접근성 격차, 예방 중심 체계로의 전환 미비, 비급여 시장 교란, 치과의사 공급 증가, 보조인력 구인난 등을 주요 위기로 봤다.
우선 연구진은 비급여 시장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가격 경쟁을 치과의료 생태계를 흔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전국 치과의 임플란트의 지역별 평균 비용은 건강보험 임플란트 총진료비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수가 역전’ 현상을 공급 증가와 의료기관 간 과도한 가격 경쟁이 투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이에 비급여 진료의 최종 지불 총액을 기준으로 가격을 표시하도록 하고, 환자를 오인시키는 가격 광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민관이 함께 ‘치과 비급여 안심 진료 기준’을 마련하고 치협에 공적 자율징계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정책과제에 포함했다.
치과 의료비의 높은 가계 부담에 대해서는 필수 치과의료의 보편적 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노인 임플란트 급여 인정 개수 확대, 장애인·의료급여 대상 틀니·임플란트 적용 확대, 방문 구강관리·방문치과진료 수가 신설 등을 제시했다. 아동·청소년에게는 불소도포 등 예방·보존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치과의사 공급 증가’와 ‘보조인력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모순도 짚었다. 이에 연구팀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내 치과의사 수급추계분과를 실질 가동해 수급 전망을 마련하고, 치대 입학정원 조정과 교육 개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조인력 문제에는 직역 간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경력단절 유휴인력의 재취업을 지원하고, 별도의 교육을 받은 ‘치과조무사(가칭)’ 인력을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보건복지부 내 ‘구강정책관’을 설치하고 그 아래 구강정책과와 치과의료관리과를 두고 구강보건뿐 아니라 치과 인력, 건강보험, 의료기관 관리, 치과산업·R&D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연구팀은 “치과 비급여 시장 정상화, 치과 의료비 개인 부담 경감, 치과 인력 중장기 수급관리 및 교육 개혁을 세 가지 추진 전략으로 제시하고, 향후 치과계가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