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 나누는 후원자 있어 ‘든든’

  • 등록 2007.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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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지내거나 수용시설에 있는 노인·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은 일반인에 비해 치아관리가 잘 안돼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 결국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바로 치과분야가 공공의료의 사각지대로 남겨져서는 안 되는 이유지요.”

 


노인·장애인 등 의료 사각지대 돌봐
봉고차로 산간오지 돌며 진료봉사도
40명 넘는 후원자 덕에 ‘힘이 절로’

 


북 제천에서 개원하고 있는 구익서 원장(채치과의원)의 치과 대기실에는 일반 환자 외에도 매일 노인들과 장애인 환자들로 북적거린다.
구 원장에 따르면 지난 98년 봉사진료를 시작할 때는 구 원장이 봉사진료를 위해 구입한 봉고차를 직접 몰고 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산간오지까지 찾아가서 어려운 이웃들을 진료해 왔다. 그렇게 몇 년을 하다보니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생각보다 환자들을 진료하는 시간보다 이동으로 인해 길에서 버려지는 시간이 많다고 느껴졌다. 효율적으로 더 많은 이웃들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구 원장은 지역 단체들과 함께 자원봉사자를 통해 어렵지만 치과에 방문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후부터는 힘들게 찾아온 그들의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바로 치과를 찾은 일반 환자들이 노인, 장애인 환자들로 인해 진료시간 지연 등을 포함한 일부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엔 당황스럽고 했는데 이제는 오래되다보니 일반 환자들도 자연스레 여기고 있는 편이에요. 또 좋은 일 한다고 칭찬을 해주는 환자도 일부 생기고 있기도 하고요(웃음).”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 묻자 “제가 직접 스탭들과 차량으로 오지를 다니며 진료를 할 당시였어요. 단양군에서도 아주 산간마을이었는데 홀로 사시는 할머니였어요. 치아상태가 많이 안 좋고 거동도 불편해 봉고차에 태우고 병원까지 데려오는데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시내 구경한지 30년이 넘는다고… 순간 코끝이 찡해지더라고요….”
그 할머니는 지금까지도 텃밭에서 불편한 몸으로 손수 일군 각종 채소들을 보내주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단다.


“스탭들도 어렵게 사시는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직접 현장에서 접하면 스스로 봉사에 참여하겠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들의 어려운 사정처럼 그들의 치아도 상당히 좋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죠. 밥에 물 말아먹는 일상이 위태로운 건강을 대변합니다.”
구 원장은 “정부와 함께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노인틀니사업도 좋지만 그보다는 노인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는 공공치과시설과 장애인전용치과시설 등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시설들을 통해 불우 노인과 장애인들을 보다 제대로 진료하고 그들의 건강도 지속적으로 돌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장애인들은 치과를 방문해도 장애인 전용체어, 인력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의욕만으로는 적절한 진료가 되지 않는다고 구 원장은 덧붙였다. 노인들도 틀니를 지원해주는 것보다 이후 잘 맞지 않아 사용을 안 하게 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구 원장은 지적했다. 


재 구 원장은 수용시설(만나복지원, 성보나 벤뚜라, 세하의 집) 노인과 장애인, 충북지역의 재가 및 독거노인, 또 의료보험 혜택이 없는 군·의경을 돌보는 것 외에도 사회복지법인 한국재가노인치과의료봉사회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후원자만 40명을 넘고 있으며, 후원자들 모두 매달 1000원 이상씩 후원해 불우노인들에게 의치를 지원해 주고 있다. 후원자 가운데는 구 원장의 치과를 찾았다가 알게 돼 후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 원장은 “함께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후원자들이 곁에 있어 더욱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작지만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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