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2호에 이어>

친자감정이나 혈흔의 혈액형을 검출시에 ABO식 혈액형에서 희귀한 혈액형이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ombay O형, Cis-AB형, Week-A 또는 Week-B형 등이다.
봄베이 O형은 봄베이 지역에서 2002년 처음 발견돼 붙여진 것으로 분명 A형 혹은 B형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적혈구에는 A형 또는 B형의 항원이 없는 혈액형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적혈구에는 A항원, B항원, H항원이 있고 A, B항원은 H항원이 만들어진 다음에 생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봄베이 O형은 기본적으로 H항원이 형성되지 않으므로 A, B항원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예를들어 부모 중 한쪽의 혈액형이 봄베이 O형인 경우이고 한쪽이 정상적인 O형인 경우 이 봄베이 O형이 유전형으로는 AA, AO나 BB, BO일 수 있으므로 A형 혹은 B형의 유전자가 전달되면 자녀는 AO 또는 BO가 되어 A형이나 B형이 된다. 따라서 부모가 모두 O형이되 봄베이 O형이라면 AB형 자녀가 태어날 수 있다.

부산 적십자 혈액원에서 발표한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10건 정도가 발견됐다고 한다.
Cis-AB형은 AB항원을 만드는 유전자가 염색체 하나에 동시에 들어가 있는 경우이다.
예를들어 AB형과 O형이 만나면 A형 B형이 나오지만 Cis AB형인 경우는 AB형 또는 O형으로 나온다. 국내에서는 200가구 정도가 이 혈액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eek-A 또는 Week-B형은 일반적으로 적혈구에 항원수가 100만개 있어야하나 이보다 항원수가 적은 것을 말하며 Week-A (A2, A3, Am, Ax, Ael) Week-B(B3, Bm, Bx)는 O형으로 판정될 수 있다.

따라서 혈액형으로 흔하지는 않으나 가족간에 큰 오해가 생길수 있음으로 혈액형 판정에 주의를 요한다.
ABH항원은 인체에서 적혈구의 세포막 뿐만 아니라 모발, 뼈, 치아를 포함해 온몸의 세포에 존재한다.

또한 분비액(타액, 정액, 위액 등)에서는 수용성 물질로 존재하며 그 분량에 따라 분비형과 비분비형으로 나누며 이를 Se식혈액형이라 부른다.
ABH형 물질의 분비와 루이스식 혈액형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적혈구막에 존재하는 항원은 당질이며 타액등의 수용성 항원은 당단백이다.

이들의 특이성은 당부분(당사슬)의 끝 부분을 구성하는 당의 차이에 의한다.
ABH형물질 내지 유사물질은 여러가지 동물과 미생물에서도 볼 수있다. 분비형의 타액의 경우는 혈액형 물질의 역가가 높아 혈흔에서보다 타액흔에서 혈액형 판정이 용이 하기도 하다.
법치의학적으로 치석에서의 혈액형물질의 검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치아경조직에서의 혈액형 물질의 검출도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혈흔이나 타액에서의 혈액형검사방법은 흡착시험법(absorption test), 해리시험법(elution test), 혼합응집시험법 등이 있으나 미량일 때에는 주로 해리시험법을 응용하되 혈흔양 등이 충분할 때에는 모든 방법을 실시해 결과를 서로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리시험법은 이중결합법이라고도 하며 1cm정도의 짧은 섬유의 혈흔에서도 혈액형판정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민감하고 세탁물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며 수년이상 오래된 혈흔에서도 흡수와 용출과정으로 혈액형 판정이 가능하기도 한다.
오늘날 DNA 분석시대에 들어와 이 개념들의 이용도는 낮아졌으나 DNA검출이 실패할 경우 그 유용성은 남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