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으로 구강암 진단 ‘설왕설래’
UCLA치대 연구팀, 악성종양 판단 특정 지표 발견
일부선 “정확한 진단 한계”
침 속의 RNA를 분리해 구강암 여부를 진단하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구강암 환자의 타액에서만 발견되는 특정 마이크로RNA를 통한 진단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로운 연구결과가 기존의 생체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 UCLA 치과대학 연구팀이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를 통해 침 속에서 발견된 마이크로RNA 물질 중 구강암을 나타내는 특정 수치를 분석해 구강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이 악성종양 세포를 가진 환자 50명과 건강한 사람 50명의 침을 비교분석한 결과, 구강암 환자의 침에서만 ‘mir-125a’와 ‘mir-200a’라는 마이크로RNA 물질 두 가지가 발견됐다.
마이크로RNA는 세포 안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조절해 세포의 분화 및 성장, 사멸 등에 영향을 주는 물질로, 연구팀은 세포 내 마이크로RNA의 양이 바뀌면 세포의 정상적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전문가들은 ‘생체검사를 하지 않고도 암을 검진 할 수 있는 간편하고 획기적인 방법’이라는 반응과 ‘구강암의 정확한 진단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동시에 내놨다.
제니퍼 그랜디스 피츠버그대학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신체조직을 적출하는 생체검사를 사용하지 않고 암을 발견해 낼 수 있는 혁신적인 발견”이라며 “환자들의 침만을 분석해 암을 나타내는 표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 크린 영국 페닌슐라 치과대학 교수는 “연구결과는 흥미롭지만 실험대상의 숫자가 너무 적고 이들 중에는 암 전단계의 환자가 있을 수도 있다”며 “생체검사는 암의 진행정도 및 암세포의 공격성까지 확인할 수 있어 치료에 큰 도움을 주는 검사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선 연구에서는 머지않은 시기에 침 속에 들어 있는 특정 효소나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검사법이 개발돼 타액검사가 혈액검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