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좀 하지 말자!

  • 등록 2013.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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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좀 하지 말자!


접두사 ‘잔’이 붙는 말들은 두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잔일, 잔심부름처럼 ‘크지 않고 작다’는 본래의 의미가 있고, ‘잔소리, 잔머리’에서처럼 ‘좋지 않은것, 부정적인 것’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잔머리는 큰머리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것, 나쁜 것에 쓰는 머리입니다. 잔소리란 작게 하는 소리가 아니고 하지 말아야 할 소리, 쓸데없는 소리, 나쁜 소리를 말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잔소리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항변을 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잔소리는 필요하다, 관심의 표현이고 상대를 위해서 하는 좋은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잔소리를 듣는 사람은 결코 나를 위하는 말이라거나 관심의 표현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잔소리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애나 어른이나 아무도 없습니다. 잔소리의 배경에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상대방의 어떤 면을 모자라게 여기는 태도가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잔소리의 다른말은 비난입니다. ‘너를 위해서, 관심과 사랑으로’ 수없이 뱉어왔던 말들이 알고보면 끊임없는 비난을 해온 것입니다. 그토록 목 아프게 해왔던 노고가 무색하리만치 잔소리의 효과는 극히 미미한 반면 잃는 것들은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아주 가끔씩 역할이 전도되기도 하지만 잔소리는 대체로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늘 잔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럴때 상대방의 심리상태가 어떠한지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나쁜 감정 없이 한 말이라 바로 잊고 다른 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으니까 상대방도 바로 평상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은 상처받아 위축된 상태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 됩니다. ‘나는 부족한 사람인가?, 나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나는 무시당하고 있어!’라는 자괴감에서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인성과 자존감에 큰 결함이 생깁니다. 자신감과 웃음이 사라지고 의욕상실, 때때로 살고 싶지 않은 우울감, 불행감에 시달립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어떤 식으로든 보복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게 되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보다는 더 엇나가는 방법을 쓰게 되어 관계만 악화됩니다. 그도 잔소리하는 사람이 완벽하고 옳아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으로는 상대방을 무시하면서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꾹 참으며 되갚을 날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의 기호와 습관을 가지고 있고 자기만의 방식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 편한대로 하려 하는데 그때마다 누군가가 끈덕지게 따라다니며 비난하고 금지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그것이 바로 잔소리입니다.


잔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는, 그 거슬리는 부분을 적어보고, 그것을 완전히 뒤집어보면 그것이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단순한 사람은? 편해서 좋고, 복잡한 사람은? 신중해서 좋고, 정리정돈을 못하는 사람은? 편안해서 좋고, 말없는 사람은? 진지해서 좋고, 말많은 사람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고…’
다른 하나는 작정하고 잔소리없는 날을 정해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요일과 목요일을 화목한 날로 만들어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잔소리보다는 최대한 세부적으로 업무를 나누어보고, 규칙과 벌칙을 함께 만들며,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도 관계도 상하지 않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사실 여백이 있는 사람이 더 매력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건강하게 수용할 줄 알면서 타인들의 부족함에도 관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도해주는 것이 참으로 멋진 리더입니다.


장오성 교무
원불교 송도교당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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