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과 치료를 하는 사람이다. 치과의사냐고? 그렇지는 않아!
치과기공사 자격증은 없지만 과거 기공소에서 일한 적이 있고 타고난 손재주가 뛰어나 기공일을 너무 잘 했었지… 하지만 시대가 변해 치과기공사도 많아지다 보니 나의 설자리가 좁아지더라고.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어. 치과비용이 비싸 병원에 가지 못하는 어려운 노인들을 치료하기로… 그런데 부정 의료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처벌이 너무 두렵더라. 고민 고민하다 몇 년 전에 묘안을 냈어. 바보같이 특정지역에 자리 잡고 불법시술을 하다보면 잡힐 수 있지.
그래서 2007년식 중고 봉고차를 개조해 차안에서 진료를 하고 돈을 받는데 수입이 제법 쏠쏠해. 기공물은 아는 기공소장이 시간에 맞춰 갖다주니 편하더라고… 위험하다 싶으면 봉고차를 몰고 도망가면 그만이니까 경찰이 나를 잡기가 어려울 걸.
치과 부정의료업자 불법진료행태가 기존 거주지역 중심에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개조된 봉고차 등 교통수단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등 진일보하고 있다.
유영호 강원지부 전 회장에 따르면 치과부정의료업자 일명 ‘머구리’에게 보철 치료를 받고 부작용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만 올해 들어서 4명째라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이 부작용 환자들에게 어디서 보철 진료를 받았는지 확인 결과 놀랍게도 특정 거주지역이 아닌 봉고차 등을 개조한 이동차량에서 이뤄졌다.
부정 의료업자에게 진료 받은 환자들은 부작용이 발생하자 AS를 요구하려 해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고통을 호소하며 치과를 찾게 된 것이다.
특히 인상착의 등이 모두 달라 동일인 소행이 아닌 다수의 부정의료업자가 활동한 것으로도 추측된다.
부정 의료업자가 환자에게 시술한 보철치료도 크라운, 틀니, 브릿지 등 다양했다.
유 전회장이 개원하고 있는 곳은 강원도 도청 소재지인 춘천.
이들 부정 의료업자들은 도심 속 ‘강심장 불법진료’도 가능한 만큼 전국 오지 등을 돌며 고령층을 현혹, 상당수의 불법진료를 진행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도 이같이 이동차량에서 불법진료가 이뤄질 경우 검거가 매우 어렵다는 반응이다.
무면허 의료행위는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주는 만큼, 처벌이 매우 무겁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특별조치법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하다 적발될 경우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은 물론, 100만원 이상 1000만원이하의 벌금을 병과토록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은 “회장 재임시절 경찰과 합동으로 부정의료업자 단속에 나선 적이 있었고 당시에는 특정거주지를 중심으로 머구리들이 활동해 정확한 정보만 있다면 검거 할 수 있었다”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봉고차 등 이동수단을 이용해 불법진료를 하는 형태로 진보 한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유 전 회장은 특히 “머구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불법 기공물을 공급해 주는 기공소가 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불법행위를 하는 기공소 단속도 필요하다. 국민구강건강을 지키고 치의권 확보를 위해서도 불법의료 단속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